‘50억원’ 김주찬, FA 대박계약 이유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11.18 09: 09

올 겨울 FA 최대어는 김주찬(31)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찬(31)은 17일 KIA와 4년 최다 5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 2004년 심정수가 삼성과 맺은 4년 60억원에 이은 역대 FA 최다액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량과 나이, FA 시장에서 갖는 희귀성 등을 돌아보면 김주찬은 이전부터 최고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단 이번 FA시장 최연소로 앞으로도 전성기를 보낼 확률이 높다. 또한 점점 희귀해지고 있는 우타 외야수에 빠른 발까지 지녔다. 꾸준히 타율 3할을 넘나들고 있으며 한 시즌 30개 내외의 도루도 보장한다. 어느 팀에서든 테이블세터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고 포스트시즌 같은 큰 무대서 더 강한 모습도 보였다.

무엇보다 FA 시장 자체가 김주찬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시장이 열리자마자 김주찬과 더불어 빅3로 꼽혔던 정성훈과 이진영이 4년 최대 34억원에 전 소속팀 LG와 재계약했다. KIA와 더불어 한화와 NC가 17일부터 열리는 타구단 협상기간에 대비해 돈다발을 준비할 것으로 보였다. 김주찬은 그저 전 소속팀 롯데와 재계약 협상을 하면서 FA 시장 흐름만 감지하면 됐다.
지난겨울 이택근이 넥센과 4년 최대 50억원에 계약한 것도 김주찬에게는 호재였다. 김주찬과 이택근의 최근 5년 통산 성적을 비교하면 김주찬이 53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 홈런 28개 188도루를 기록했고 이택근은 503경기서 타율 3할2리 53홈런 98도루를 올렸다. 좌익수와 중견수의 수비 포지션 차이, 테이블세터와 클린업트리오의 타순 차이는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보여준 영향력에 있어 둘의 차이는 크지 않다. 즉 김주찬이 50억원을 바로미터로 설정해도 큰 무리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김주찬은 롯데와 마지막 협상날이었던 16일 4년 최다 44억원을 제안 받았지만 최다 48억원을 제시하면서 진짜 FA 시장의 문을 열었다. 시장은 예상대로 형성되어 있었고 김주찬은 KIA, 한화, NC 중 가장 우승 가능성이 높고 자신의 자리도 확실하게 보장된 KIA와 사인했다.
꾸준히 상승하는 프로야구 인기만큼이나 구단들은 성적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만큼 FA 계약의 유혹도 뿌리치기 힘들다. 위험요소는 있지만 FA 영입만큼 빠르게 팀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승은 단 한 팀만 차지할 수 있으며 일 년의 성패를 가늠하는 포스트시즌 진출도 네 팀만 이룬다. 매년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갈리고 승자는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패자는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신경 쓸 수밖에 없다.
1, 2년 뒤 FA 시장에는 각 팀의 국가대표 프랜차이즈 스타가 쏟아져 나온다. 김주찬이 이택근의 계약금액을 주시하고 시장에 나온 것처럼, 다음 겨울에는 김주찬이 계약한 50억원이 누군가의 기준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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