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행 송신영, "한화팬들께 너무 죄송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18 07: 15

"한화팬들에게는 너무 죄송하다". 
1년 전만 하더라도 그는 환영받는 사람이었다. 1년 전 이맘때 한화는 FA 시장에서 불펜투수 송신영(35)을 영입했다. 당시 이상군 운영팀장이 대전에서 속초까지 새벽길을 한걸음에 달려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3년간 총액 13억원+∝의 조건.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송신영은 신생팀 NC의 특별지명을 받아 팀을 떠났다.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제외된 까닭이었다. 
송신영은 "내가 못 했으니까 20인 보호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현실을 인정했다. 그는 "아쉽다. 올해 안 좋았던 부분을 만회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한화를 떠나게 돼 안타깝다. 기대해주신 팬들에게도 너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올해 24경기에서 1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4.94. 송신영 데뷔 13년이래 가장 좋지 못한 성적이었다. 

여러가지로 운이 따르지 않은 해였다. 그는 "처음 대전에 올때부터 뭔가 이상하게 꼬였다. 대전에서만 집을 3번 구했다. 소음이 심한 바람에 집을 아파트 맨 꼭대기로 옮겼는데 거기선 또 뭐가 잘못 됐는지 비가 새더라.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운 없는 일들이 많이 생겼다. 핑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디 말을 하지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아야 했다"고 지난 1년을 돌아봤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데에는 건강상의 문제도있었다. 시즌 후 병원에서 검사 받은 결과 휘어있는 코 때문에 산소 공급이 안 된 것으로 밝혀졌고 수술을 받았다. 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 운동선수인지라 자비를 들여 수술할 만큼 절박했다. 
FA 투수로서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지 않았다. 그는 "그런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걸 이기지 못한 내가 바보"라며 "한화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이렇게 된 만큼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작년에 넥센에서 LG로 트레이드될 때 충격이 워낙 컸던지라 이번에는 충격보다는 아쉬움과 죄송함이 있을 뿐"이라고 지금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했다. 
비록 한화에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그에게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을 얻었다. 바로 박찬호다. 송신영은 "올해 찬호형과 1년을 함께 하며 많이 배웠다. 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멘토가 되어줬다"며 고마워한 뒤 "NC에서는 내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선수들을 만나봐야겠지만 나부터 잘 한다면 후배들이 잘 따라와주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신생팀 NC에서 송신영은 투수 최고참이다. 김경문 감독이 그를 지명한 것도 경험 많은 불펜 강화 차원이 있지만 정신적 지주로서 어린 선수들이 대다수인 팀에서 형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송신영은 "신생팀이지만 부담은 없다. 야구는 다 똑같은 것 아니겠나. 최근에 넥센-LG-한화를 거치며 뭘 어떻게 하는게 좋고 나쁜건지 알게 됐다. 그런 느낌 점을 잘 살린다면 후배들과도 웃으면서 즐겁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18일부터 NC 선수단에 합류해 창원을 새로운 거처로 삼게 된 송신영은 "야구인생 끝물에 이게 뭔일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나쁜 쪽으로 생각하면 끝도 없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인생의 경험을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며 웃었다. 한화팬들에 대한 죄송함과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송신영은 신생팀 NC에서 다시 새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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