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라운드에만 지명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차분해 보이는데 불펜에 서면 달라진다. 넥센 히어로즈의 201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신인 우완 조상우(18)는 와일드한 피칭과 달리 평소에는 새내기 답지 않을 정도로 무뚝뚝한 사나이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조상우는 지난달 31일부터 일본에서 마무리 캠프에 매진 중이다. "지금 뭔가를 보여주려고 하지 말고 밸런스에 신경쓰라"는 코치진의 주문 아래 몸을 만들고 있다.

조상우는 "지명 후에도 똑같이 연습하다가 전국체전에 나갔다. 그리고 여기 와서 훈련하다 보니 아직 프로 선수가 됐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TV에서 보던 선수들과 훈련할 때 조금 느낀다"고 '첫 프로 생활'에 대해 설명했다.
전체 1순위 신인이지만 지명 당시 모든 관심은 천안북일고 출신의 NC 특별지명 윤형배(18)에게 쏠렸다. 조상우는 "(윤형배가) 잘 하니까 그랬을 것이다. 순번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상위 라운드에만 지명됐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넥센 투수 코치진은 조상우를 "피칭 때 빠지는 공이 별로 없고 폼도 나쁘지 않다. 몸을 잘 만들면 내년에도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조상우는 "코치님들이 모두 무섭지 않고, '하라'고 하시기 보다는 '해보는 건 어때'라고 물어봐주신다"며 자상한 코치진에 감사를 표했다.
조상우는 전형적인 오버스로에 비해 쓰리쿼터에 가깝다. 그는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편한 폼으로 던지는 게 맞다고 생각해 (쓰리쿼터로) 던졌다"고 말했다. 닮고 싶은 선수는 우완 쓰리쿼터 중 최고로 손꼽히는 페드로 마르티네즈(도미니카)다.
자신의 최대 무기를 말해달라고 하자 조상우는 최고 153km를 찍은 직구를 꼽았다. 그외 슬라이더가 가장 자신있다고 했다. 넥센에 유독 많은 젊은 투수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의 안좋은 점은 고치고 무조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내년 목표는 무조건 1군에 들어가는 것이다. 더 큰 목표는 열심히 해서 10년 뒤 FA 자격을 갖추는 것. 조상우는 "성적도 잘내면서 몸관리도 잘해야 FA 자격을 딸 수 있는 것 같다"며 프로 생활에서 롱런하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평소 쉴 때 음악, 특히 발라드를 듣는 것을 좋아하고 동기들과 이야기할 때도 나서기보다는 들어주는 것을 좋아하시는 조상우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무조건 그저 열심히 해야 한다"는 한 마디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각오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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