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실 전북 현대 감독대행이 역전 우승이 불가능하다고 시인했다. 왜일까?.
이흥실 대행이 역전 우승이 힘들어졌음을 시인했다. 지난 17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 40라운드 원정경기를 마친 직후 한 말이다. 이날 전북은 포항에 2-3으로 패배를 당했다. 승점 3점이 절실했던 전북은 선두 FC 서울과 승점 차를 좁힐 기회를 놓쳤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서울이 18일 경남 FC와 원정경기서 승리하면 승점 차는 10점이 된다.
전북에는 힘든 경기였다. 전반 초반 2골을 잇달아 내준 것이 패인이었다. 이 대행도 "초반 실점이 패인이다"며 고개를 저어댔다. 포항의 짧고 빠른 패스 플레이에 당한 전북은 0-2서 2-3까지 추격했지만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이 대행은 "선두 싸움에서 멀어진 것 같다. 남은 경기는 팬들을 위한 경기를 하겠다. 두 번의 홈경기가 남았는데 잘 준비하겠다"며 역전 우승이 힘들어졌음을 시인했다.
전북은 역전 우승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이 경남전과 25일 전북전에서 연거푸 패배를 당한다고 하더라도 전북과 승점 차는 4점이다. 전북으로서는 서울이 나머지 4번의 경기서 3패를 당하길 빌어야 한다. 서울의 이번 시즌 K리그 패배가 단 5번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사실상 불가능이다.
또한 전북의 현재 전력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이 추격의 걸림돌이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끊이질 않아 100%의 전력을 가동한 적이 제대로 없는 전북은 현재 권순태, 김동찬, 드로겟, 박원재, 임유환, 조성환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 때문에 포항전에 벤치는 골키퍼 백업 이범수와 심우연, 오종철, 박세직, 김우철, 강주호, 김신영으로 이루어졌다.
전북의 벤치 멤버를 지켜 본 황선홍 포항 감독은 "전반전 멤버가 총력적이다. 낼 수 있는 카드를 다 낸 것 같다"고 평했다. 전북의 공격 옵션을 미리 파악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황 감독의 말처럼 전북은 공격에서의 변화를 꾀해야 함에도 섣부르게 교체 카드를 꺼내지 못했다. 선발과 벤치의 기량 차가 컸기 때문이다.
전북의 현재 전력은 우승을 노릴 정도가 아니다. 지금의 베스트 11이 전북의 진정한 베스트 11이 아닌 상황에서 서울을 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특히 25일 서울전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전체적인 판세에 영향을 끼칠 수도 없다.
이러한 점은 전북을 지휘하는 이흥실 대행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 두 경기로 좁혀지지 않는 승점 차와 현재 전북의 상황을 봤을 때 4경기를 남기고 우승이 물 건너갔음을 시인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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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