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억울한 비주얼 테러리스트의 역습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1.18 09: 00

미안한 말이긴 하나 이보다 기획의도에 충실한 캐스팅은 없었다. 때문에 억울하게 생겨 인생이 피곤할 것이라는 의도로 거론된 못생긴, 얼굴로 밥을 먹고 사는 연예인들의 분노는 시청자들에게는 매순간 빵빵 터지는 웃음 포인트였다. 
개성파 배우 고창석, MC 유재석의 기본 옵션인 김영철·김제동·데프콘, 신은 공평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수 김C·윤종신·이적·김범수·조정치·하림, 언뜻 보면 잘생겼지만 부분 추남인 권오중까지 일명 비주얼 테러리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기에 사정상 참여하지 못한 가수 박진영·싸이, 개그맨 지상렬 등까지 ‘무한도전’만이 가능한 이른바 대박 캐스팅이 실현됐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나쁘게 말하면 추남, 좋게 말하면 다소 독특한 외모를 가진 이들을 한데 모은 것만으로도 큰 재미를 꾀하며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되찾았다.

본격적인 추남들의 불타오르는 자존심 회복기는 오는 24일 방송에서 공개될 예정이지만 성격 급한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레전드 편’이 만들어졌다고 아우성이다.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7일 방송된 ‘무한도전-못친소 페스티벌’은 전국 기준 16.3%를 기록, 동시간대 막강한 경쟁자인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은 물론이고 심야시간대 1위 ‘세바퀴’를 제치고 토요일 예능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말이 페스티벌이고 축제이지 사실상 자존심 상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이들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얼굴이 무기인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유재석·박명수·정준하·정형돈·길·노홍철·하하와 초대된 게스트들이 시종일관 자신은 못생기지 않았다면서 항변하는 것도 당연했다.
멤버들이 물귀신 작전으로 섭외한 ‘무한도전’ 공식 인증 추남들은 “초대장 받은 것만으로도 치욕이다”, “짜증난다”, “인정 못한다”고 제작진 혹은 멤버들, 심지어 매니저에게까지 분노를 표현하며 안방극장을 초토화시켰다.
더욱이 제작진은 이들의 분노와 짜증, 불쾌한 감정을 특유의 재기발랄한 자막을 곁들여서 재미를 배가시켰다. 여기에 ‘무한도전’에서 외모 경쟁을 할 때마다 빼놓지 않는 옵션인 김태호 PD를 향한 불만도 큰 웃음거리였다.
김C는 자신이 못생긴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것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후 “여기 PD가 못생기지 않았어?”라고 물었으며 김영철도 “태호 PD도 참가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아무리 연출자인지언정 억울한 얼굴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게스트들의 목소리는 김 PD의 얼굴과 배치되며 웃음을 줬다.
이날 ‘무한도전’은 멤버들끼리 시작된 작은 농담이 ‘못친소 페스티벌’이라는 하나의 특집으로 만들어지고, 게스트를 초대해 모이는 과정만 담았다.
‘무한도전’ 공식 인증 추남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힘들게 된 이들이 펼치는 경쟁은 예고편에 살짝 담겼을 뿐이다. 시작만으로도 기대를 높이고 있는 ‘못친소 페스티벌’의 본격적인 막은 오는 24일 방송에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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