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결국 빈손으로 FA 시장을 철수했다.
FA 타구단 협상 이틀째가 된 18일 최대어 김주찬이 KIA와 4년간 최대 5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투수 최대어 정현욱이 LG와 4년간 28억6000만원에 계약했다. 한화가 노린 투타의 매물들이 모두 다른 팀을 택하게 된 것이다. 김응룡 감독의 요청과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으로 한화는 어느 때보다 FA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설 듯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한화 구단은 이날 김주찬의 KIA행이 확정되자 FA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구단 관계자는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물러나게 됐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없었고 FA 시장이 너무 과열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약 300억원을 확보한 한화 구단은 자금력에서 밀릴 게 없었지만 FA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대어급 선수들의 몸값 폭등 현상을 감당하지 못했다.

실제로 김주찬의 4년간 총액 50억원은 2004년 말 현대에서 삼성으로 옮길 때 4년간 총액 60억원을 챙긴 거포 심정수 이후로 역대 두 번째 초고액이고, 정현욱도 순수 중간계투 투수로는 지난해 두산 정재훈의 4년간 28억원을 넘어 가장 많은 금액을 받았다. 예년에 비해 시장에 나온 선수들은 많지 않았지만, 당장 전력 보강이 시급한 팀들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경쟁가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자금력이 전혀 밀릴 게 없는 한화이지만 조금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FA 투수 송신영을 영입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한 한화는 FA 선수의 효율성과 그에 맞는 액수를 책정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선수들의 몸값과 그에 대한 효율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화가 FA 시장에서 발을 뺀 이유다.
이는 김응룡 감독의 의중과도 일치한다. 김응룡 감독은 "FA 선수를 영입하면 좋겠지만 너무 몸값이 비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삼성 시절에도 김 감독은 FA 마해영을 붙잡지 않고 보내는 등 무작정 선수를 잡는 것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은 바 있다. 당시 삼성은 마해영과 계약기간을 놓고 이견을 보였고, "3년 이상은 힘들다"는 김 감독의 의견을 받아 포기한 바 있다. 최근 알려진 '김주찬 50억원 가치' 발언도 잘못 와전된 말로 김 감독의 뜻이 아니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비록 FA 시장은 철수하지만 추가적인 전력 보강을 계속 추진할 것이다. 트레이드도 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김응룡 감독도 "트레이드는 야구를 하는 한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A 시장에서 빈손으로 돌아섰지만 몸값 폭등과 함께 현실론을 강조한 한화. FA 대신 트레이드 등으로 전력 보강의 기회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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