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라이벌 현대캐피탈에 시즌 첫 패배의 아픔을 안겼다. 개막 후 무패 행진도 이어갔다.
삼성화재는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 에이스 몫을 톡톡히 한 외국인 선수 레오(33점)의 활약과 나머지 선수들의 고른 지원사격에 힘입어 3-1(28-30 25-22 25-20 25-21)로 이겼다. 개막 후 4연승을 내달린 삼성화재(승점 11점)는 현대캐피탈(승점 9점)을 2위로 끌어내리고 선두에 올라섰다. 현대캐피탈과의 역대전적에서도 33승16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1세트에서는 현대캐피탈의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빛을 발했다. 현대캐피탈은 레오와 박철우 쌍포를 막지 못하고 21-24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레오와 박철우의 연속 공격 범실에 편승해 1점차까지 쫓아갔고 1세트 내내 부진했던 가스파리니가 레오의 공격을 잡아내며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시소게임을 벌인 현대캐피탈은 상대 범실에 힘입어 1세트를 30-28로 가져왔다.

2세트도 양보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한 끝에 두 팀은 21-21까지 맞섰다. 여기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고희진의 속공으로 1점을 앞서가자 고준용을 교체 투입해 가스파리니 봉쇄의 특명을 맡겼다. 결국 고준용은 가스파리니의 공격 2개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25-22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2세트를 잡은 삼성화재의 기세는 3세트에서도 이어졌다. 2세트부터 레오와 박철우에 대한 비중을 줄이기 시작한 삼성화재는 3세트에서도 고희진 지태환의 중앙 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현대캐피탈의 높은 블로킹 벽을 피해갔다. 중앙 공격수들의 활약은 세트 막판까지 이어졌다. 18-15에서는 문성민의 백어택을 고희진이 막아냈고 19-16에서는 지태환이 과감한 속공으로 팀을 20점 고지에 올려놨다. 결국 삼성화재는 25-20으로 3세트를 따냈다.
무패 행진을 이어나가고자 한 현대캐피탈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박철우의 발을 묶으며 4세트를 19-17까지 앞서 나갔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19-20으로 뒤진 상황에서 박철우가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고 이후 레오의 강타가 연이어 터지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대캐피탈로서는 막판 흔들린 서브 리시브가 아쉬웠다.
삼성화재는 레오뿐만 아니라 박철우(18점) 고희진(7점) 지태환(7점) 등이 고비 때마다 공격에 가담하며 현대캐피탈의 블로커들을 흔들었다. 반대로 현대캐피탈은 토종 에이스 문성민(18점)이 분전했으나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28점)의 공격 성공률이 49.09%에 묶이며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개막 3연승 뒤 첫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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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