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심판' 박대순, "농아인 심판돼서 후배들 돕고 싶어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11.18 19: 03

“충주성심학교 출신으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야구 심판학교 4기 수강생이자 예비심판 박대순(27)씨가 후배들을 위해 최초의 농아인 심판이 되고 싶다고 했다.
충주성심학교서 내야수로 활약했던 박씨는 18일 야구 심판학교 2주차 수업에 참가하고 있었다. 박씨는 “야구부에서 뛰다가 부상으로 야구를 접게 됐어요. 훈련하는 과정에서 허리를 다쳤는데 결국 선수로는 그라운드에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죠. 하지만 같은 농아인 후배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심판에 도전하게 됐습니다”고 심판학교 참가 사유를 전했다.       

박씨는 고등학교 시절 내야수를 맡았던 만큼 심판 판정을 직접적으로 접했음에도 막상 심판을 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박씨는 “어차피 심판 동작이 수신호로 이뤄지니까 판정은 쉽게 알아볼 수 있어요. 하지만 세밀한 야구규칙과 판정에 대한 부분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다시 배운다는 심정으로 심판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박씨는 심판학교 수업에 대해 “교육과정이 대화가 중점이 되니까 한 번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요. 그래도 선수로 뛰어봐서 그런지 나중에 수신호가 나오면 이해가 되는 상황이에요”라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씨는 선수시절 심판과 의사소통이 힘들었다며 직접 심판이 돼서 충주성심학교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선수로 뛸 때 심판과 의사소통하고 싶어도 수화를 이해하지 못하시니 제 의견을 전하기가 힘들었어요. 어쩌면 심판이 경우에 따라선 선수와 의사소통해야 하는데 저희 후배들을 생각하면 아쉽죠. 제가 후배들의 고충을 풀어주고 싶습니다. 야구하고 있는 농아인들이 많은데 저희들에게도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라고 바랐다.      
drjose7@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