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뿌리 빠진 롯데, 대안은 마련했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1.19 06: 30

4년동안 리그 최고타율 타자와 팀 내 부동의 도루·득점 1위 타자가 한꺼번에 빠져 나갔다. 붙잡기에 실패한 지금, 이제는 대안을 생각할 때다.
올 시즌이 끝난 뒤 홍성흔(36)과 김주찬(31)은 FA 선언을 했다. 이대호가 빠진 뒤 심각한 타력 하락을 맛봤던 롯데는 이들 두 명의 야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마음을 붙잡는데는 실패했다. 롯데와의 계약이 틀어진 뒤 김주찬은 18일 KIA와 4년 50억원의 조건으로 전격 계약을 체결했고, 홍성흔 역시 두산과의 사인을 앞두고 있다.
롯데의 진짜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18일 오전 OSEN과의 통화에서 롯데 배재후 단장은 "반드시 필요한 선수들이라 붙잡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야구라는게 한 명이 자리를 비우면 다른 한 명이 채우는 식이다. 혼선은 있겠지만 그들 둘의 역할을 할 선수는 있을 것이고, 유망주가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FA 시장은 홍성흔 한 명만 남아있을 뿐이고, 이들 두 선수의 공백을 메울만한 야수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건 큰 출혈을 동반한다. 결국 내부성장, 그리고 보상선수 영입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말과 통한다. 또는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미 구단 내부에서는 투수를 영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황이다.
김주찬이 팀 내에서 맡았던 역할은 톱 타자와 좌익수다. 일단 1번 타자로 나설만한 후보는 전준우(26), 황재균(25), 조성환(36) 등이 있다. 하지만 전준우는 내년시즌 중심타선을 맡아야 할 처지, 박흥식 타격코치 역시 "차기 4번타자로 보고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조성환은 때에 따라서 1번타자로 들어갈 수 있지만 주로 2번타자, 혹은 하위타선에서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남는 건 황재균, 올해 도루 26개로 팀 내 2위를 기록했고 넥센 시절에는 김시진 감독 아래에서 상위타선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좌익수 요원은 후보가 여럿 있다. 백업 외야수인 김문호(25), 이승화(31), 이인구(32), 황성용(29)이 후보인데 각자 공격이나 수비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주전급으로 뚜렷한 성과를 보여 주지는 못했다. 일단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주전 좌익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인 가운데 팀 내에서 유일하다시피 한 외야 유망주인 김문호가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의 더 큰 고민은 지명타자다. 홍성흔이 시장으로 나간 뒤 마찬가지로 FA 시장에 나온 이호준에 접촉을 했지만 무산됐다. 이러한 가운데 조성환이 지명타자로 뛸 가능성이 높다. 체력안배 차원에서 2루와 지명타자를 오갈 수 있는 것. 여기에 떠오르는 유망주인 김대우(28)가 있다. 지난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김대우는 2군에서 타율 2할9푼6리 홈런 10개 65타점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1루와 외야 수비도 가능하지만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한 김대우는 구단에서도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5년동안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롯데지만 얇은 선수층은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래서 김시진 감독은 "1군과 2군의 전력차를 좁힐 것"이라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1번타자, 4번타자가 한번에 빠져나간 가운데 롯데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겨울동안 롯데가 답을 내 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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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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