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우선협상기간 초반, 주요 선수들이 연달아 기존 팀 잔류를 선언하며 올해 스토브리그는 조용하게 시작되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에서만 16년을 몸담은 정현욱의 협상결렬 소식이 알려지면서 격랑이 일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대어로 꼽히던 김주찬과 홍성흔도 원 소속팀 롯데와 재계약에 실패했고, 이호준과 이현곤 역시 시장에 나왔다.
LG행을 선택한 정현욱은 4년 28억 6천만원, KIA 유니폼을 입게 될 김주찬은 4년 50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액수로 사인을 했다. 여기에 이호준은 3년 20억원, 이현곤은 3년 10억 5천만원으로 신생팀 NC와 계약을 맺었다. 이제 시장에 남은 건 홍성흔인데 현재 정황 상 두산행 가능성이 농후하다.
홍성흔의 거취만 결정되면 스토브리그 서막을 알렸던 FA시장은 막을 내린다. 그렇지만 스토브리그는 이제부터 시작, 바로 트레이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18일에는 NC가 창단 첫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유망주 우완 김태형(20)을 내준 대신 넥센으로부터 내야수 차화준(27), 우완 임창민(28)을 받은 것. 주전 2루수 찾기에 골몰했던 NC로서는 지난해 신인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 특별지명으로 데려온 우완 유망주를 내주는 대신 즉시전력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 내년 1군에서 싸워야 할 NC는 당분간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구축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포지션별로 구멍이 많고, 1군에서 통할 수준급의 선수들을 최대한 끌어 모아야만 한다. 게다가 NC와 카드를 맞춰 볼 기존 8개구단 입장에서도 '부메랑'의 가능성이 낮기에 큰 부담없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20인 외 특별지명과 FA 2명의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한 NC의 스토브리그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롯데 역시 트레이드를 통한 공격력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FA를 선언한 김주찬과 홍성흔을 모두 놓친 롯데는 올해 1번타자와 4번타자가 동시에 빠져나가는 중대한 전력손실을 입었다. 그 빈 자리를 메워야 할 롯데지만 FA 시장은 사실상 종료됐고 보상선수 영입만 남아있는 실정이다. 롯데에 외야수 요원은 많이 있지만 주전급 선수가 없다는 점, 그리고 장타를 쳐 줄 유망주조차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트레이드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롯데는 6월 우완투수 김명성을 내주는 대신 포수 용덕한을 영입, 재미를 봤다.
한화도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위권에 맴도는 팀을 구하고자 구원등판한 김응룡 감독은 이번 FA 시장에서 최소 2명을 잡아 줄 것을 구단에 요청했지만 실패했다. 아직 홍성흔이 시장에 있지만 한화는 FA 시장 철수를 선언한 상황이다.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는 한화인만큼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은 필수다. 아무리 김응룡 감독이 최고의 명장이라 하더라도 선수 자체가 없으면 성적을 내기 힘들다.
올해에만 2번 트레이드를 한 넥센은 포수 찾기에 나선다. 우완 전유수를 내주고 포수 최경철을 데려왔던 넥센은 여전히 포수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허도환-최경철이 안방을 안정적으로 지켰지만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포수 포지션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넥센은 수준급 포수 영입을 위해 나머지 구단들과 카드를 맞춰보고 있는 단계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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