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까지 프랜차이즈 스타로 뛰었던 타자를 데려오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그렇다면 ‘두목곰’은 어떻게 해야 하나.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재취득한 홍성흔(35)을 복귀시키려는 두산 베어스에서 ‘두목곰’ 김동주(36)는 어떻게 해야 하나.
두산은 최근 롯데와의 FA 우선 협상 기간이 끝나 시장에 나온 홍성흔을 영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선수와 구단과의 마음은 확인했고 세부 계약 조건 합의를 위해 19일 만남을 가질 계획. 큰 이변이 없다면 홍성흔의 두산행이 확실시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999년 두산에 입단한 이래 홍성흔은 2008년까지 두산에서 활약했고 FA 자격을 취득해 그해 말 롯데로 이적했다. 1999년 두산 데뷔와 함께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차며 신인왕좌에 오르는 동시에 특유의 호쾌한 세리머니 등으로 일약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었던 홍성흔은 프로 통산 14시즌 동안 3할3리 166홈런 915타점을 기록했다.

2007시즌 후 포수 포지션 포기 여부를 놓고 당시 재임 중이던 김경문 감독과의 마찰로 트레이드 요구, 전지훈련 제외 등 선수생활의 위기를 맞았던 홍성흔은 2008년부터 지명타자로 본격 전업했고 2008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두산 지휘봉을 놓은 뒤 두 달 후 NC로 옮겼다. 그리고 홍성흔은 롯데에서의 4시즌 동안 통산 3할3푼 59홈런 321타점을 기록하며 가장 모범적인 FA 이적 선수로 남았다.
김진욱 감독은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누누이 “활발한 분위기메이커이자 선수단의 구심점이 되어 줄 선수”를 찾았고 이는 홍성흔 영입 배경이 되었다. 홍성흔은 롯데 4시즌 동안 수비 공헌도는 거의 없었으나 활발한 분위기메이커로서 공헌했던 바 있다. 그러나 만약 홍성흔을 영입한다면 두산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지명타자 요원의 중첩 현상, 그것도 김동주와의 중복현상이다.
이미 두산은 1998년 데뷔 당시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4번 타자 자리를 지켰던 김동주를 보유 중이다. 김동주는 프로 통산 15시즌 3할9리 272홈런 1088타점을 기록한 동시에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만 130개의 아치를 그려낸 두산 타선의 상징이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66경기 2할9푼1리 2홈런 27타점으로 2006년 어깨 부상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 시즌 막판에는 아예 1군 전열에서 제외되어 한 해를 마치는 비운을 맛보았다.
부상도 있기는 했지만 김동주가 두산 1군에서 전열 이탈한 데는 불편한 속내가 있다. 경기 중 몰입도에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지 못한다는 의견이 올라갔고 이것이 김진욱 감독의 귀에 들어가며 결국 김동주의 전열 제외라는 강수로 돌아왔다. 그리고 후반기 윤석민이 두산의 4번 타자 자리를 꿰차며 생애 첫 한 시즌 10홈런은 물론 올 시즌 두산의 유일한 두 자릿수 홈런 타자가 되었다.
냉정히 말해 현재 김진욱 감독의 구상도에서 김동주는 거의 사라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상황에서 홍성흔까지 가세한다. 김동주는 3루 수비가 가능한 선수지만 그도 어느덧 불혹이 가까워오는 타자다. 올 시즌 초반 김동주가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도 그의 팀 내 신뢰도 하락이라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졌다. 자존심이 강한 김동주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현실이다.
팀이 마음을 바꿔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다시 3루수로서 기회를 주고 포용할 것인가. 아니면 이를 야수진 대대적 변혁의 도화선으로 삼을 것인가. 홍성흔 영입과 함께 야기될 김동주의 팀 내 존재가치 부여 여부. 이는 두산이 앞으로 비시즌 동안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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