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십 억이 일주일에 몇번이고 들려오는 프로야구발 '스토브리그'가 한창인 가운데 넥센 히어로즈가 색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 12일 4년 최대 34억을 받고 LG에 잔류한 이진영(32)을 시작으로 프로야구판에서 굵직굵직한 FA 소식이 터지고 있는 가운데 넥센이 지난 18일 조용히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투수 임창민(27)과 내야수 차화준(26)을 내어주고 투수 김태형(19)을 받는 트레이드다.
넥센은 2명을 주고 1명을 받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임창민과 차화준이 제대후 올해 전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손해는 아니다. 오히려 김태형이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특별 지명을 받은 '파릇파릇'한 유망주라는 점에서 넥센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NC에 지명된 김태형은 우완 정통파 투수로 140Km 중, 후반대의 직구와 130Km 후반대의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갖고 있다. 올 시즌 2군에서는 주로 선발로 15경기에 나와 5승6패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넥센은 최근 유망주 유출을 몇 번 겪었다. 지난해말 이택근의 보상선수로 2011 1차 윤지웅(24)이 LG로 떠났고, 15일에는 2011 2차 이태양(20)이 NC에 특별 지명돼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해 4차 투수 이희성은 방출 후 고양 원더스를 거쳐 지난해 LG에 신고 입단, 유독 2011년 신인과 인연이 없었다.
올해 신인 중에서는 1차 한현희(19)와 5차 포수지재옥(24)이 1군 경험을 가졌으나 그외 선수들은 1군을 밟아보지 못하고 2군에 머물러 있다. 넥센이 미래를 위해 '큰 싹'을 가진 선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넥센 관계자는 "김태형은 지명 때도 아쉬워했던 선수"라고 밝혔다.
시즌 후 넥센은 FA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집토끼'인 이정훈(35)만 계약 기간 2년 총액 최대 5억원에 잔류했다. 다른 팀들이 즉시전력감 대어를 낚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이 넥센은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유망주를 건졌다. 비교적 '임팩트'가 작았던 까닭에 트레이드에 민감한 여론도 빗겨갔다.
LG는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최대 96억 6천만원을 풀어 3명을 잡았다. 전력 보강에 한참인 NC는 이호준(20억), 이현곤(10억5천만원) 외에도 특별 지명에만 80억을 썼다. '쩐의 전쟁' 속에서 큰 출혈 없이 신인급 유망주를 데려온 넥센. 이제 중요한 것은 유출된 전력이 아깝지 않도록 '치어'를 잘 키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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