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위치 선정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그 행운의 골이 셀타 비고를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고, 박주영(27) 자신도 교체 위기에서 벗어났다.
박주영은 19일(한국시간) 새벽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프리메라리가 12라운드 마요르카와 홈경기서 후반 11분 천금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첫 골을 터뜨린 지난 9월 23일 헤타페전 이후 57일만에 나온 시즌 두 번째 골이었다.
이날 셀타 비고는 점유율을 가져가면서도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공은 꾸준히 셀타 비고 진영에 있었지만 결정적인 공격 기회는 마요르카가 더 많았다. 최전방에 선 박주영과 이아고 아스파스의 공격이 호흡이 맞지 않아 공격에 예리함이 사라지면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면서 선제골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11분, 그토록 기다리던 팀의 동점골이자 박주영의 시즌 2호골이 터져나왔다. 왼쪽으로 침투하던 아스파스가 골문 앞에서 절묘하게 밀어준 패스가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주영의 발끝에 정확하게 걸렸다. 박주영은 자신에게 찾아온 순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 마요르카의 골망을 흔들면서 1-1 동점을 만들었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파코 에레라 감독은 벤치에서 두 명의 선수를 불러일으켜 교체를 준비 중이었다. 교체투입을 준비하던 두 선수 중 한 명이 마리오 베르메호라는 점에서 박주영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하지만 에레라 감독이 교체지시를 내리기 직전, 박주영은 보란 듯이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패배의 위기에서 무승부, 더 나아가 역전까지 바라볼 수 있는 회심의 동점골이었다. 결국 에레라 감독은 박주영 대신 아스파스를 베르메호와 교체했다. 한 방을 넣어줄 수 있는 '해결사'로서 박주영의 능력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한 것이다.
비록 승리를 확정짓는 결승골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박주영의 골로 셀타 비고는 패배가 아닌 무승부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1-1 무승부였지만 최근 리그에서 3연패에 빠져있던 셀타 비고가 숨을 고르기엔 충분했다. 박주영 역시 지난 9월 23일 헤타페전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이후 침묵에 빠지며 에레라 감독에게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던 사실을 깨끗이 지웠다.
이날 행운의 골로 박주영은 다시 한 번 셀타 비고의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부침을 겪으며 고비점을 맞았던 박주영이 이 골을 계기로 팀과 함께 반등의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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