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클럽 월드컵'이다.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이 고개를 저었다. 지난 18일 수원 삼성과 K리그 40라운드 홈경기서 0-0으로 비겼기 때문이다. 승점 60점을 기록한 울산은 수원(승점 69점)과 승점 차를 9점으로 유지했지만, 잔여 경기가 4경기밖에 되지 않아 순위 싸움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수원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은 내년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포기하게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K리그에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3.5장인 가운데 FA컵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가 이미 차지했고, 변동이 없는 한 K리그 1~2위인 FC 서울과 전북 현대가 한 장씩을 나눠 갖는다. 남은 0.5장은 3위(포항이 3위가 되면 4위) 팀에게 주어져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된다.

올해 챔피언스리그서 우승을 차지한 울산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올해 우승을 해 본 만큼 유리한 것이 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에도 우승을 다시 한 번 도전할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아 아쉽다"고 전했다.
사실상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물 건너 간 만큼 울산에 남은 것은 클럽 월드컵 뿐이다. 김호곤 감독은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클럽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올인 모드'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수원전 무승부로 내년 대회 출전이 어렵게 됐다"며 "클럽 월드컵까지 주중-주말 경기가 계속해서 열린다. 이제 고민을 해야 한다. 선수들의 부상 때문에 무리한 일정은 피해야 한다. 1주일씩 텀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지만, 최대한 선수들의 부상을 피하고 컨디션 조절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능성이 매우 적어진 K리그보다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이미 울산은 챔피언스리그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6일(한국시간)에 열린 티후아나와 경기를 분석하기 위해 김상훈 코치를 파견, 몬테레이의 전력을 파악했다. 또한 이미 몬테레이의 경기 영상 여러 개를 구해 선수들이 보기 좋게 편집에 들어갔다.
김 감독은 "몬테레이가 홈경기서 0-1로 졌다고 하더라. 김 코치가 오늘(18일) 막 돌아와 아직 대화를 하지는 못했지만, 전에 치른 경기 영상을 입수해 봤다"며 "멕시코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앞서는 축구 선진국이라 힘든 경기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 경기를 보니 준비를 잘하면 해볼만 한 상대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감독은 "몬테레이도 헛점이 분명히 있다"며 "클럽 월드컵 출전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A대표팀으로서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영광인 만큼 클럽으로서 클럽 월드컵에 나가는 것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영광이 더 빛이 날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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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