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이 끝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다음 시즌을 애타게 기다리는 선수가 있다. 넥센 히어로즈의 외야수 문우람(20)은 요즘 올 시즌에 대한 아쉬움과 내년에 대한 기대로 가득하다.
2011년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한 문우람은 올해 9월 확대 엔트리 때 1군에 처음 발을 디뎠다. 문우람은 30대 위주였던 넥센 외야의 평균 나이를 낮추며 정확한 송구로 주목을 받아 '문보살'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군에서 3할3푼3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한창 기세를 올리던 9월. 문우람은 1군에 올라가라는 매니저의 말을 듣고 '꿈인가 생시인가'하며 설렜다. 9월 2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처음으로 선발 출장해 2안타를 때려냈다. 1달 간의 짧은 1군 생활이었지만 그는 그동안의 힘들었던 생활을 보상받는 듯 행복했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야구부가 멋져보여 다짜고짜 감독님을 찾아가 시작하게 된 야구. 고등학교 때까지 간판 투수를 맡으며 당연히 프로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고3때 야수로 전향한 뒤 지명 당일 그의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그는 며칠 힘들었지만 다시 일어나 신고선수의 길을 택했다. 그것도 오직 그의 고집이었다.
문우람은 2군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했다. 그를 눈여겨본 김성갑 2군 감독은 어린 신고선수임에도 그를 경기에 꾸준히 기용했다. 문우람은 아직도 김성갑 감독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못했다. 그는 "올해말 1군에 올라왔을 때도 신경써준 든든한 스승의 성함에 먹칠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에 더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많다"고 했다. '무조건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된다'가 좌우명인 문우람은 내년에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수비, 주루 능력을 더 향상시켜놓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올해는 한 달을 뛰었으니 내년에는 1군에 계속 있는 게 목표다. 빨리 내년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넥센 코치진은 문우람에 대해 "누구보다 욕심이 많은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사실 넥센 외야는 이택근, 유한준, 장기영 등 주전 멤버들이 모여있어 들어갈 틈이 없다. 그러나 문우람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독기'가 보인다. 한 번 기회를 주면 무조건 잡을 듯한 눈빛이 그의 매력이다.
평소 유쾌하고 당당한 성격과 어울리지 않게 올해 문우람은 유독 야구장에서 기가 죽은 모습이었다. 내년 그가 당당히 어깨를 펴고 경기에 나설 수 있을까. 그의 자신감에 한층 성장한 실력이 보태진다면 내년 넥센에서 힘껏 주전 경쟁을 하고 있는 문우람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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