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 이야기해도 본인이 깨닫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캠프가 '자율 야구'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넥센 마무리 훈련은 염경엽 신임 감독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첫 일정이다. 염 감독을 비롯한 넥센 코치진을 올해 아쉬웠던 성적을 뒤로 하고 내년 더 좋은 실력을 갖추기 위해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 마무리 훈련에서 코치진이 강조하는 것은 한 가지다. 마무리 훈련을 오기 전 처음으로 시행한 코칭스태프 워크숍에서 의견을 교환한 코치들은 똑같이 선수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대신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선수들은 투타를 떠나 한목소리로 "코치님들이 '해라'라고 말씀하시는 대신 '해보는 건 어때'라고 말씀하신다. 수긍이 되면 이야기를 나누고 고칠 건 고친다"고 말했다. 이강철 수석코치는 "내가 백번 이야기 해도 본인이 깨닫지 못하면 소용없다"며 선수들의 의지를 중요시했다.
그 결과 코치들과 선수들의 대화가 다른 때보다 훨씬 많아졌다. 염 감독은 "처음부터 선수들과 소통을 강조했다. 선수들도 다 사람이기 때문에 이해가 돼야 진심으로 행동을 한다. 평소 과묵한 편인 김동수 배터리코치도 선수들과 충분히 교감하며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센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신임 감독의 눈에 띄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마무리 훈련 선수단의 최우선 목표는 대부분 내년 1월 스프링캠프 참가다. 스프링캠프 때까지 만족할 성과를 내보여야 하는 선수들도 마음의 귀를 열고 코치들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있다.
권위적인 가르침 대신 자유 속의 엄격함은 현대 때부터 이어져오던 팀 컬러다. 넥센은 이번 마무리 훈련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코치들과 선수들의 '멘토링'은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치열하게 이뤄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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