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2’(이하 K팝스타2)가 18일 첫 방송을 내보내면서 TV 오디션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엠넷 '슈퍼스타K 4'와 MBC '위대한 탄생 3'가 가속 페달을 밟는 가운데 오디션 프로 최고시청율을 기록했던 'K팝스타 2'까지 가세한 때문이다.
'K팝스타'는 '슈퍼스타 K', '위대한 탄생'과 함께 국내 3대 TV 가수 오디션 프로로 꼽힌다. 셋 중에 가장 후발주자지만 다른 오디션들과 완전히 차별화한 포맷과 진행 방식으로 성공을 거뒀다. 무엇보다 'K팝스타'의 강점은 국내 3대 가요기획사를 대표하는 YG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와 JYP 박진영 수장, 그리고 SM의 보아로 이뤄진 3색(色) 심사위원에 있다.
먼저 이 셋은 오디션 심사위원이 갖춰야할 자격요건을 고루 갖췄다. 양 대표는 한 시대를 풍미한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톱가수이자 춤꾼이다. 이후 제작자로 변신해 오늘의 YG를 일궜고 지누션-원타임을 시작으로 빅마마, 세븐, 거미, 휘성에다 빅뱅-2NE1이란 걸출한 아이돌 그룹까지 키웠다. 지난 해 YG에 합류한 싸이와 에픽하이는 화려하게 부활했으며 올 하반기 가요계를 휩쓸고 있는 이하이는 'K팝스타' 출신 신인이다.

자신을 딴따라로 소개하는 박진영 수장의 재능은 연예계에서 이미 유명하다. 가수이자 춤꾼이고 작곡가로 3박자를 갖췄다. 여기에 비와 원더걸스, 2PM 등을 발굴한 JYP 대표 제작자이고 최근에는 영화배우로 데뷔했다. 그가 음식 한류의 부진을 안타까워해 미국 뉴욕에 새로 오픈한 한식당은 연일 유명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소문이다.
보아는 SM의 뛰어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대변하는 월드스타 1세대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 무대를 겨냥해 영재 트레이닝을 받은 그는 일찌감치 아시아 무대를 발군의 노래와 춤 솜씨로 제패했다. 지금은 SM의 이사까지 맡아서 후배들을 조련하고 팀워크를 깨우쳐주는 역할까지 제대로 수행하는 중이다.
이처럼 'K팝스타'의 심사위원 3명의 면면을 뜯어보면 뭐 하나 빠지는 데가 없다. 큰 형님 같은 양현석의 자상하지만 냉철한 된장맛 심사평과 공깃밥으로 유명해진 박진형의 전문가적 촌철살인, 그리고 대선배로서 자신이 겪은 경험들을 생생히 들려주는 보아의 산교육은 가히 명불허전이다.
'K팝스타' 시즌 1을 탄탄한 토대로 이끌었던 이 세명의 심사위원이 시즌 2 첫방이 끝난 후 '더 냉정해지고 독해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에 대해 세 사람은 "사실 아마추어 참가자들의 재능과 실력에 깜짝 놀랐던 시즌 1 때에 비해서 눈 높이가 상당히 올라갔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사람의 천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첫 방송에서 3인 심사위원들의 여리고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있었다. 엠넷 '슈퍼스타K' TOP10에 올랐던 박재은이 'K팝스타2'에 재도전, 혼신의 힘을 다한 무대를 펼친 후에 벌어진 일이다.
심사위원 세 사람은 차마 말문을 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참가자 박재은이 지내온 고난과 역경의 세월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오늘 무대는 너무 떨어서 제 실력을 발휘못한 게 안타깝다. 23살이면 어떻고 26살이면 어떻냐. 아이돌 말고 아티스트가 되라. 공정한 평가를 위해 불합격을 줄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 수장은 "저도 재은씨와 똑같은 나이에 데뷔를 했다. 오디션에 다 떨어져서 더 갈데도 없었다. 비군도 18번 오디션에 떨어진 뒤 저희 회사에 왔다. 다음에 또 보자"며 후배를 달랬다. 가장 먼저 심사평 마이크를 잡았던 보아도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기는 마찬가지.
'K팝스타' 심사위원들이 더 독해졌다? 오히려 인생을 1년 더 살고 돌아온 이들이 후배를 바라보는 두 눈 속에는 더 많은 눈물이 고여있지않나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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