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구장 펜스 확장, 국내 두 번째 규모로 거듭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20 06: 41

대전구장이 국내 두 번째 규모의 큰 구장으로 거듭난다. 김응룡 감독 요청대로 펜스를 뒤로 민다. 
한화 구단은 지난 16일 대전시에 정식으로 펜스 확장 관련 승인 신청 정식 공문을 보냈고, 대전시에서도 이를 접수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20일 "이번주부터 일을 처리하게 된다. 긍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구단에서 적극 지원하기로 한 만큼 특별히 문제될 건 없다. 내년 시즌 시작 전에 공사를 마무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대전구장 펜스 확장은 지난달 10일 대전구장을 방문한 김응룡 감독의 일침에서 시작됐다. 김 감독은 "이렇게 좁은 구장에서 투수가 어떻게 제대로 던질 수 있겠나. 투수들이 벌벌 떨 수밖에 없다. 잠실구장처럼 중앙 125m는 되어야 선수들이 제대로 뛸 수 있다. 한화가 그동안 성적이 안 난 것도 대전구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구장 확장 계획이 없었던 한화 구단도 김 감독의 이야기에 부랴 부랴 움직였다. 이미 올해 150억원 가까이 들여 전면적인 구장 리모델링을 진행한 대전시에서 펜스 확장 공사비에 부담을 느꼈는데 한화 구단에서 약 15억원을 부담하기로 하며 해결됐다. 아울러 안전 문제 점검도 마쳤다. 대전시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로써 대전구장은 기존의 중앙 114m, 좌우 98m 미니 구장에서 중앙 121m, 좌우 99m 중형급 구장으로 거듭나게 됐다. 기존에는 1군 구장으로 리그에서 가장 작았지만 이번 펜스 확장 공사를 통해 중앙 125m, 좌우 100m 잠실구장 다음 가는 두 번째 규모로 탈바꿈한다. 중앙 120m, 좌우 99m인 광주 ·대구구장보다 커지게 돼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피홈런(106개) 기록했다. 특히 대전·청주홈경기에서 72개로 전체 피홈런의 67.9%에 달했다.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화는 통산 피홈런이 3112개로 가장 많다. 유일한 3000피홈런 팀이 바로 한화다. 투수들만이 문제가  니었다. 김응룡 감독은 "구장이 작으니까 선수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없다. 야수들의 움직임에서 두세 걸음 차이가 난다. 외야에서 엉뚱하게 공을 놓치거나 중계 플레이가 제대로 안 되는 것도 다 대전구장에 적응된 탓"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홈런을 노리는 타자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응룡 감독은 "지금 팀에 멀리 칠 수 있는 장타자가 얼마 없다. 어차피 홈런을 치는 건 상대와 같은 조건"이라고 개의치 않아 했다. 김성한 수석코치도 "1년에 홈런 3~4개 칠까 말까 한 타자들이 홈런 스윙을 하면 안 된다. 짧게 정확히 간결하게 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타자들에게 변화를 주문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투수들은 "펜스거리가 짧아서 홈런에 대한 부담이 컸다. 2~3m 차이가 정말 크다. 단순히 거리 차이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느끼는 압박감도 무시 못 한다. 이제라도 구장이 커지게 돼 다행"이라고 반색했고, 타자들도 "감독님 결정이니 왈가왈부할 게 못 된다. 변화에 맞춰서 적응하는 게 선수들의 몫"이라며 적응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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