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보강’ LG, 선발진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11.20 10: 21

남은 과제는 선발진이다.
LG가 FA 투수 최대어 정현욱 영입으로 불펜진을 한층 강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LG는 지난 17일 정현욱과 4년 최대 28억6000만원에 FA 계약을 맺으며 투수진을 이끌 믿음직한 베테랑 투수를 데려왔다. 이로써 LG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안정적이었던 불펜진을 업그레이드, 불펜 과부하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   
LG는 2012시즌 봉중근의 마무리 전환을 바탕으로 불펜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봉중근은 우려했던 팔꿈치 부상을 딛고 40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18 26세이브를 올리며 이상훈 이후 가장 믿음직한 수호신이 됐다. 셋업맨으로서 마침내 잠재력을 폭발시킨 유원상, 구위를 되찾은 이동현, 92⅔이닝을 던지면서도 꾸준함을 보여준 우규민도 팀의 승리를 지켰다.

이러한 불펜진의 활약에도 LG는 팀 평균자책점 부문에선 4.02로 7위에 자리했다. 불펜은 강했지만 확실한 선발투수 5명을 꾸리지 못한 결과였다. LG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25로 리그 7위, 퀄리티스타트 48회로 이 부문 최하위였다.
전반기까지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가 철벽투를 펼쳤지만 시즌 중반을 기점으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레다메스 리즈는 마무리투수 전환 실패와 지독한 불운으로 5승에 그쳤다. 이승우-최성훈-임정우의 신예선발진이 깜짝 활약을 펼쳤지만 한계를 드러냈다. 두 번째 선발투수로 기대를 걸었던 임찬규는 구위저하로 지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지난 3년 동안 연 평균 100이닝을 소화한 김광삼도 팔꿈치 수술로 내년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다. 그나마 후반기 선발진에 합류한 신재웅이 5승 평균자책점 3.19로 2013시즌에 대한 기대를 심어줬다.
  
결국 선발로테이션 확립이 2013시즌의 지상과제인 상황. LG 김기태 감독은 정현욱의 영입이 불펜진 뿐이 아닌 선발진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감독은 “정현욱이 오면서 투수쪽이 전체적으로 안정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선발진이 불안했는데 불펜투수가 선발진에 합류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끌리는 카드는 봉중근의 선발진 복귀다. 2007시즌 메이저리그서 국내무대에 복귀한 봉중근은 2008시즌부터 LG의 에이스로 자리, 2010시즌까지 3년 동안 32승 29패 537이닝 평균자책점 3.17로 활약했다. 만일 봉중근이 선발로 돌아와 당시의 활약을 재현한다면, LG는 주키치·리즈의 외국인 듀오와 더불어 확실한 선발투수 3명을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붕중근이 팔꿈치 부상 전력이 있는 만큼 다시 선발로 돌아오는 것은 다소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긴 이닝을 소화해야하는 선발투수보다는 불펜투수가 봉중근을 위해 더 낫다는 판단이다. 또한 붕중근 역시 자신의 남은 커리어를 마무리투수로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 무엇보다 10년 만에 겨우 얻은 마무리 투수를 다시 찾아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봉중근보다는 올 시즌 3차례 선발 등판해 가능성을 보인 우규민의 선발전환이 무게감을 얻을 수 있다. 올 시즌 우규민은 6월 16일 KIA전에 깜짝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통산 첫 선발승을 올린 바 있다. 지난해 경찰청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다승왕을 차지했던 우규민은 1군 무대서도 선발투수의 가능성을 보였다.
우규민 역시 “투수라면 누구나 선발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만일 내가 선발진에 들어갈 실력이 된다면, 풀타임 선발투수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도 “우규민의 선발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선발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다.
불펜투수의 선발전환 외에도 류제국, 이형종의 합류도 2013 선발진에 변수다. 현재 공익근무를 마친 류제국은 LG와의 계약이 다소 더디지만 재활과 구리 훈련을 통해 구위회복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의탈퇴 상태인 이형종도 군복무를 마친 상태로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따라 2013시즌 다시 유니폼을 입는 게 가능하다.     
선발진의 기둥인 주키치·리즈의 재계약은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나머지 3자리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2013시즌 LG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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