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멋대로 고치는 '감수작가'? 치부 공개됐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11.20 08: 42

SBS 월화극 ‘드라마의 제왕’(극본 장항준 이지효, 연출 장항준)이 드라마판에서 벌어지는 치부를 또 한 번 들춰냈다. 이번엔 원작자의 작품을 제 멋대로 뜯어고치는 ‘감수 작가’ 투입 문제다.
지난 19일 방송된 ‘드라마의 제왕’에서는 앤서니 김(김명민)이 ‘경성의 아침’ 성공을 위해 이고은(정려원)에게 대본을 정면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앤서니는 ‘경성의 아침’ 편성을 따낸 직후 고은에게 느와르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멜로로 장르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상 작품 전체를 뜯어고쳐야 하는 대공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기에 앤서니는 협찬을 따낼 수 있도록 일제 강점기가 배경인 극의 배경을 현대로 옮기고 주인공 역시 갑부로 설정하며 ‘경성의 아침’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이에 고은의 반발이 이어졌지만 앤서니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수정할 수 없다는 고은의 태도에 ‘감수작가’라는 명목 하에 작품을 수정할 새 작가를 데려오는 만행도 서슴지 않았다.
이 같은 모습은 실제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작가들의 공분을 사면서도 시청률 지상주의 명목 하에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일들. 특히 극중 고은의 경우처럼 신인 작가가 제작사로부터 흔히 당하는 부당한 일이다. 앞서 출연료 미지급 문제, 톱스타 캐스팅과 편성권 사이의 함수관계를 다루며 드라마판의 치부를 속속 드러냈던 ‘드라마의 제왕’이 이번엔 작가들 사이에 벌어지는 문제에 현미경을 들이대며 리얼한 드라마 제작기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
특히 이제까지 ‘드라마의 제왕’은 ‘경성의 아침’ 편성을 따내는 과정을 그리며 목적을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앤서니의 캐릭터를 섬세하게 묘사한 가운데, 이날 5회 방송을 시작으로 드라마 한 편이 만들어지기까지 시청률과 작품 내적인 퀄리티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표현할 것을 예고해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전쟁터와 같은 드라마판의 이모저모를 그리는 ‘드라마의 제왕’의 시작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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