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진이 3년의 공백이 무색한 연기력을 뽐내며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내면 연기에서부터 절정에 치닫는 감정 연기까지 극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세월과 함께 한 층 더 훈훈해진 외모로 여심을 설레게 하고 있다.
박해진은 최근 KBS 2TV 주말극 ‘내딸 서영이’(이하 서영이)에서 서영(이보영)의 이란성 쌍둥이 의사 상우 역으로 미경(박정아)과 호정(최윤영)의 마음을 사로잡음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등 열연을 펼치고 있다.
‘서영이’가 초반 서영의 이야기에 집중해 이보영과 아버지 삼재 역할을 맡은 천호진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갔다면 제 2막이 열린 현재 이야기는 상우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 서영이 아버지와 동생의 존재를 숨긴 채 부잣집 아들 우재(이상윤)과 결혼한 이후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우재의 동생인 미경과 연인이 된 상우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 것.

이 과정에서 상우는 자신을 위해 자퇴를 하고 학비를 대신 내줬던 누나 서영에게 매몰차게 굴어 시청자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기도 했지만, 최근 상우의 속내가 밝혀지며 시청자들의 가슴 한 켠을 짠하게 만들었다. 상우가 서영에게 매몰차게 군 이유가 다 서영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
이와 함께 최근 자신의 연인인 미경이 누나 서영의 시누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는 서영과 미경 사이에서 고민과 갈등을 하며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여 가슴을 짠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지 못하는 상우의 마음과 행동에 동정여론까지 생긴 상황이다.
이 같은 상우라는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을 하며 가슴 아파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박해진의 한 층 성숙된 연기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조금은 비현실적인 캐릭터에 박해진이라는 배우의 색깔이 덧입혀 지며 입체감이 살았고, 현실성이 부여됐기 때문.
특히 그는 서영에게 매몰차게 구는 상우의 모습에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의 냉정함을 유지하며 연기를 펼쳐냈고, 뒤에서 몰래 서영을 걱정하는 모습 속에서는 감정을 폭발하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눈물을 흘리는 등 다양한 감정변화를 겪는 인물을 표현함에 있어서 한계를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지난 2006년 KBS 드라마 ‘소문난 칠 공주’로 데뷔해 지난 2009년 KBS 드라마 ‘열혈장사꾼’까지 배우로서 활발하게 활약하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복귀한 ‘서영이’에서 이 같은 연기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박해진의 소속사 관계자는 최근 “박해진이 자신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본인 스스로도 많이 노력했고, 3년 이라는 시간동안 연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면서 “박해진이 국내 활동은 3년간 쉬었지만 그 사이 중국으로 진출해 다양한 연기자들과 환경을 경험한 것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서영이’는 상우가 자신의 연인 미경과 누나 서영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상우가 자신의 연인을 버리고 핏줄인 서영의 행복을 지켜줄지, 아니면 자신도 서영과 똑같은 거짓말을 해 서영과 똑같은 길을 걸어갈 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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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 서영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