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상주 상무가 화려한 스쿼드를 갖추고 2부리그에서 불사조의 날개를 활짝 피게 됐다.
국군체육부대(상무)는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23개 종목 170명의 정기 선수 선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상주 상무 축구단에 합격한 선수는 모두 14명. 아시아축구연맹(AFC) 최우수선수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근호(27, 울산)와 김진규(27, 서울) 하태균(25, 수원) 등이 포함된 화려한 명단이다.
올 시즌 성적부진과 강제강등으로 힘겨운 날들을 보냈던 박항서(53) 상주 감독은 선수들의 명단을 보고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즌 21명을 선발했던 것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숫자가 줄었지만 마음은 더 든든하다. 뒤늦게 부임해 선수 선발에 관여할 수 없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은 박 감독이 직접 나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지난 번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못하다보니 중복 포지션도 있고 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올 해는 경찰청 지원했던 선수들도 설득해서 많이 데려왔다"며 만족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특히 이근호 하태균의 가세로 기존 김동찬 이승현 이상협에 더해 양질의 공격진을 갖추게 된 점은 최대의 성과다. 그 중에서도 ACL 맹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은 이근호의 합류가 반갑다. 지난 ACL서 4골 7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울산의 우승을 이끌고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발된 이근호는 AFC가 수여하는 올해 선수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기도 하다.
당초 상무 입대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이근호는 강제강등 결정 이후 경찰청으로 마음을 바꿨다. 그러나 상주가 2부리그에 참가하기로 결정되면서 다시 마음을 돌린 것. 박 감독은 "(이)근호와 특별히 이야기한 것은 없다. 그저 팀에서 같이 한 번 해보자 했다"며 "본인이 마음을 선회해서 우리 팀에 오기로 했으니 나도 좋은 선수로 만들어주고 싶다"고 반가움을 전했다.
상주의 전력이 한결 든든해졌음은 틀림없다. 박 감독은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과 비교해 주전과 백업의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안정된 전력을 구축했음을 암시했다. 우려도 있었다. 군팀이라는 특성상 조직력을 다지는데 만만치 않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근호를 비롯해 이호, 이재성 등 울산 선수들은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클럽월드컵에 참가해야 한다. 이 때문에 훈련소 입소 일정도 조정할 예정이라 최소 1월 중순에나 팀에 합류하게 된다. 박 감독은 "다른 것보다 조직훈련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문제다. 선임병들과 신병간의 조직력 다지기 같은 부분을 잘 준비해야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주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1부리그 재진입에 맞춰져있다. 아직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클럽라이센스 요건(구단 법인화·프로선수 계약서 작성)을 갖추는 일이 남았지만 사실상 2부리그 참가를 확정지은 만큼, 화려한 선수진을 갖춘 만큼 그에 걸맞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과연 상주가 올 시즌의 풍랑을 이겨내고 2부리그에서 화려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