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원 "영화에서 노래 부르는게 꿈이었어요"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11.20 17: 26

공포영화를 더빙하는 성우, 영화 속에 귀신이 나오자 성우가 소리를 지르며 주저앉는다. 더빙을 해야 하는 성우가 무서움에 소리를 지르다니. 아직도 이 코믹한 상황을 떠올리면 웃음이 피식피식 새어나온다. 정말 명장면 중에 명장면 아닐까 싶다.
이 웃지못할 에피소드의 성우는 바로 영화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미자다. 누구도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의 사랑스러운 미자는 사랑에 고픈 수많은 올드미스들에겐 희망을, 그리고 좌절한 모든 이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영화 속에서 미자가 사랑을 받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극 중 미자로 분한 예지원의 맛깔나는 연기 때문이기도 하다. 밝고 명랑하고 다소 어리숙하며 푼수끼도 있는 미자 캐릭터를 예지원은 정말 감칠나게 소화해냈다.

그런 예지원이 이번 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에서는 미자의 모습을 싹 털어내버렸다. 진지하고 청순하며 어떻게 보면 우울할 정도로 가라앉아있다. 지난 13일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예지원을 만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하니 그녀는 예전에도 청순한 역할들을 한 적이 있다며 웃어보였다. 실제 성격은 어디에 가깝냐는 질문에는 '내가 고백을 하면' 속 유정보다는 조금 더 털털하단다. 
- 작품을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 집을 바꾼다는 것도 재밌었고 사실 현실에서는 주말마다 다른 곳을 간다는게 쉽지 않지 않나.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럴 것이고 나 또한 여행을 꿈꾸긴 한다. 버릇처럼 여행 가자고 얘기는 하는데 막상 떠나기 쉽지는 않다. 그런 판타지적인 내용도 좋았고 반면에 캐릭터들은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인물들이어서 재밌었다.
- 발랄하고 엉뚱한 이미지가 강했다. 이번 영화에선 조용하고 청순한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
▲ 털털하다. 그리고 유정처럼은 못살 것 같다. 유정만큼 강하지는 않은 것같고 청순하지는 않은 것같다(웃음). 
- 극 중 유정은 간호조무사로 등장한다. 죽음과 가까이 있는 인물인데 가라앉아 있는 감정선을 잡기 힘들지는 않았나.
▲ 그 무게감을 조절하는 것이 나한테는 고민이었다. 영화 전체가, 등장인물들 모두가 어둡게 가면 감정의 밸런스를 맞추기에 도움이 되는데 다른 사람들은 밝은데 나만 어두운 것이어서 그 조절이 힘들었다.
- 영화에서 강릉의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나온다. 음식 먹는 재미도 쏠쏠했겠다.
▲ 사실 영화를 찍을 때 감독님이 나한테 후덕한 이미지를 원했다. 그래서 살을 되게 많이 찌웠는데 강릉 음식들이 맛있어서 도움이 됐다.
- 극 중 유정의 마음의 고향은 서울이다. 예지원의 마음의 고향은 어디인가.
▲ 촬영을 오래했던 곳인것 같다. 밀레니엄을 맞았던 상해도 그렇고 영화 '더 킥' 촬영 때문에 3개월 머물렀던 태국도 그렇다. 아직도 태국 친구들이 오라고 연락이 온다(웃음). 프랑스도 일로 많이 가서 특별하다.
- 김태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 배려가 많으시고 잘 챙겨주시고 섬세하시다. 다른 사람을 섬기는 마음이 강하다. 주인공이 촬영 현장에서 바쁜데 본인 것도 다 하면서 스태프도 챙기더라. 자동차 안에서 찍는 장면이 있었는데 명주를 가지고 오셔서 스태프들 몸녹이라고 한 잔씩 따라주시더라.
- 극 중 유재하 노래 부르는 장면이 있었다.
▲ 영화에서 노래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데 막상 하려니 겁이 났다. 우리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대단한 유재하 그 분의 노래를 어떻게 할까 걱정이 됐다. 그래서 잘 부른 것을 따로 녹음해서 입히자고 했다. 그만큼 잘 부르려고 했는데 영화 속 캐릭터 상황에 빠져서 노래를 부르다 보니 노래부르다 몇번을 울었다. 촬영 후에는 좀 더 담담하게 불렀어야 했는데 후회가 되더라. 
- 유정은 연애가 자꾸 꼬이는 인물이다. 예지원의 연애는 어땠나.
▲ 나는 미래지향적이다. 과거는 빨리 잊는 편이다. 이상형으로는 가정적인 사람이 좋다. 그리고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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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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