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0일, 드디어 한국영화 한해 관객 숫자가 1억 명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 따르면 지난 20일 자정까지 한국영화를 관람한 총 관객 수가 1억 1만 154명을 기록했다. 한 해동안 1억 관객을 동원한 것은 한국영화 사상 최초의 기록으로, 우리나라 인구 5000만을 기준으로 놓고 볼 때 한 사라마당 평균 두 편씩의 한국영화를 본 꼴이다. 기존 한 해 한국영화 최다 관객 수는 지난 2006년이 기록한 9791만 3570명이었다.
또 2002년 전국 관객 수(한국영화 5082만 명, 외화 5431만 명)가 1억 명을 돌파한 이후, 한국영화만으로 관객 1억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렇듯 한국영화는 10년만에 관객이 두 배가 됐다.

올해 1억명 관객 돌파가 가능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올해 유난히 우수한 콘텐츠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연말 영화제시상식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양상인 것이 이를 반증한다.
올해 1천만명 관객을 동원한 영화 2편인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가 흥행을 이끌었고, 이중 '도둑들'은 역대 최다 관객이라는 진기록을 썼다.
천만 영화 두 편 외에도 영화들의 고른 선전이 주목된 한 해 였다. 올해 400만 관객을 넘긴 한국영화들은 '늑대소년'(528만 3868명, 상영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490만 9937명),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469만 4595명), '내 아내의 모든 것'(459만 8583명), '연가시'(451만 5833명), '건축학개론'(410만 7078명), '댄싱퀸'(403만 9462명) 등 7편이다.
이렇듯 상-하반기에 모두 한국영화가 고른 흥행성적을 낸 것에 이어 11월 '늑대소년'의 돌풍으로 1억 관객 돌파는 예상보다 빠른 그래프를 그렸다.

그렇다면 올해 영화 시장은 뭐가 달랐을까?
영진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국영화 산업의 발전 추이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는데, 올해는 한국영화 제작 시스템의 합리화가 빛을 보인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영화 제작사들이 정확한 관객 타깃을 목표를 잡고 제작 시스템을 구성, 이에 따라 예산을 합리적으로 운용할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건축학 개론' 등이 그 좋은 예다.
또 '피에타'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인해 한국 영화에 대한 이슈가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될 수 있었던 것도 한 몫한다. 한국영화 대기업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러한 한국영화에 대한 이슈몰이는 관객들을 지속적으로 극장으로 이끄는 힘이 됐다.
이와 함께 성수기 시즌을 대비한 '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 뿐 아니라 1월부터 11월까지 촘촘하게 짜인 한국영화의 라인업이 영화 관객들의 발길을 1년 내내 극장으로 이끌었다. '늑대소년'의 흥행에도 알 수 있듯이 이제 '비수기'라 특별히 부를 만한 시기는 극장가에 존재하지 않는다.

영진위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제작된 것도 한국 영화 흥행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한 때 느와르 판이던 한국영화계는 더 이상 그런 과도한 장르 쏠림 현상을 살펴볼 수 없다. 올해는 특히 열풍의 중심에 있는 멜로가 장르의 부활을 알렸다. 이 외에도 액션, 코미디, 사극 뿐 아니라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이슈들이 영화화 됐다.
그런가하면 영화제작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30~40대 이상 중장년층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의 양질의 영화들이 많이 개봉되며 20대에 머물던 메인 관개긍이 전연령대로 확돼됐다"라고 분석했다. '도둑들'의 경우는 멀티 캐스팅으로 10대부터 40대 이상까지 관객층을 수용하는 데 성공했다.
한 투자 관계자는 올해 외화보다 한국영화가 더 눈에 띄는 선전을 보인 것에 대해 "할리우드는 올해 오리지널 영화보다는 만화라든가 소설에 기반을 둔 인지도 높은 영화들이 성수기를 노리고 개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벤져스'를 제외하고는 한국 관객들이 이 영화들에 특별한 새로움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 반면 한국영화는 멜로, 사극, 액션 등 다양한 장르에서 전에 보지 못한 시도를 통해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줬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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