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5000만 달러 이상 거액 계약이 가능할까.
'대한민국 에이스' 류현진(25)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지난 20일(한국시간) 최고 입찰액을 써낸 LA 다저스와 첫 만남을 갖고 계약 협상을 시작했다. 다저스에서는 내달 4~7일 윈터미팅 종료 이후로 류현진의 계약을 미루겠다고 공언했지만 그보다 이른 시점에서 보라스와 만나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을 열었다.
FA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는 다저스이지만 일단 류현진과 계약을 마치는 것을 우선 순위로 두는 모습이다.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은 이날 만남에 대해 "간단한 소개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날 다저스는 2시간 가량 류현진에게 팀을 알리는 시간을 가지며 '다저스맨' 만들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류현진을 비교하고 있다. 다르빗슈와 마쓰자카는 각각 6년 6000만 달러, 6년 5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물론 두 투수의 포스팅 금액은 류현진보다 두 배에 달하는 5000만 달러선으로 연봉 총액도 높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보라스는 1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고 있는 베테랑 왼손 투수 마크 벌리(토론토)를 류현진의 비교 모델로 삼고 있다. 최근 토론토로 트레이드된 벌리는 지난해 마이애미와 4년간 총액 58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최소 3선발급"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보라스는 최소 5000만 달러를 류현진의 연봉 총액 기준으로 잡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5000만 달러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6년 2600만194달러의 입찰액을 받고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일본인 투수 이가와 게이도 5년간 총액 2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다저스로부터 2573만7737달러33센트의 입찰액을 받은 류현진과 비슷한 포스팅 금액이기에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5000만 달러는 다저스와 협상 초기 높은 액수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보라스의 '술책'으로 받아들여진다.
다저스도 쉽게 협상의 주도권을 내줄 모양새는 아니다. FA 시장에서 잭 그레인키, 아니발 산체스, 라이언 댐스터 등 선발투수를 영입하기 위해 꾸준하게 접촉하고 있다. 올 초 구단주 교체 후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며 돈을 아끼지 않고 쓰는 다저스이지만 중복 투자는 무리가 따른다. 만약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잡는다면 류현진과 협상에서 고자세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 가지 다행인 건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가 뉴욕 양키스와 1년 재계약을 맺으며 다저스의 선택지를 하나 줄였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다저스 구단에서는 류현진을 극진히 대우한다는 후문이다. 지난 19일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 LA 레이커스와 휴스턴 로케츠의 경기 중 류현진의 관전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는데 그가 앉은 자리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명당으로 알려졌다. 5000만 달러 대박 계약은 쉽지 않아도 충분히 다저스로부터 합당한 대우를 받고 계약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 보라스의 협상력이라면 최소 3000만 달러선 이상으로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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