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김상현, 가을캠프에 올인하는 이유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11.21 11: 30

"최희섭과 김상현이 고맙다".
KIA의 가을 마무리 캠프의 훈련량은 예년에 비해 30% 정도 많다. 특히 체력훈련이 힘들고 야수들은 쉴틈을 주지 않고 타격과 수비훈련 일정을 짜놓았다. 얼마나 많이 뛰었으면 선수들이 "뛰는 것이 무섭다"고 할 정도이다. 지난 20일 자체 청백전에서 패한 백팀 선수들은 숙소까지 6km를 뛰어가야 했다. 패배에 대한 벌칙이었다.
그런데 최희섭(34)과 김상현(33)은 힘겨운 훈련을 묵묵히 소화하고 있다. 최희섭은 전지훈련에서 항상 부상을 당하거나 힘들어했다. 그래서 도중 귀국하는 일도 많았다. 김상현은 무릎 등 부상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왔다. 그런데 두 선수는 아프다는 말 없이 훈련량을 모두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선동렬 감독이나 이순철 수석이 놀라고 있다. 선 감독은 "솔직히 훈련량이 많다. 두 선수가 힘들텐데도 군말없이 모두 훈련을 하고있다. 이것만해도 의미있는 변화가 아닌가. 스스로 훈련을 해나가고 있다.  두 선수 덕분에 팀의 훈련 분위기도 좋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왜 이러는걸까. 그만큼 최희섭과 김상현은 갚을 빚이 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모두 최근 2년 동안 극심한 부진과 혼란을 겪었다. 모두 부상에 시달리면서 풀타임에 실패했다. 김상현은 두 번의 수술을 받았고 최희섭 역시 잦은 부상과 훈련불참 파동을 겪기도 했다.
성적표를 보더라도 최희섭은 2011년 80경기, 2012년 70경기 출전에 그쳤고 홈런도 9개, 7개에 그쳤다. 4번타자로 고개를 들 수 없는 성적표였다. 김상현은 2011년 101경기, 2012년 32경기 출전에 그쳤다. 홈런도 각각 14개와 4개에 불과했다. 엄밀히 말해 2009년 공포의 CK포는 실종되었다. 
지난 2년동안 CK포의 부진은 고스란히 팀 성적에 반영됐다. 특히 올해는 두 선수가 함께 가동했던 시간이 짧아 극심한 득점력 빈곤으로 이어졌다. 강력한 선발진을 갖고도 4강에 진출하지 못한 패인이었다. 이런 부채의식이 이들의 훈련을 매진하게 만들고 있다. 내년에는 반드시 명예회복을 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연 CK포의 각성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