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7년 동안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은 지난 17일 광주FC전에서 4-3 역전패를 당한 뒤 이렇게 말했다. 전반에만 3골을 넣고 3-0으로 앞서다 4-3으로 뒤집어지는,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결과가 나왔으니 그럴만도 했다.
올 시즌 3-0으로 이기다 4-3으로 뒤집어진 경기는 성남-광주전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4-3 역전패는 현재 목표 의식을 상실한 채 흐트러질대로 흐트러진 성남의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이제는 3골차로 이기고 있어도 안심할 수 없다는 말인가”라는 팬들의 자조섞인 반응은 K리그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축구명가’ 성남엔 굴욕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승리하는 법을 잊어버린 모습이다. 올 시즌 스플릿 하위리그로 떨어진 상황에서 졸전을 거듭하고 있으니 팬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 컸다.
또 당시 경기는 성남의 홈경기였다. 그래서 더 부끄러운 결과였다. 성남은 현재 홈 2연패를 당하고 있다. 또 지난 6월9일 경남전 2-0 승리 이후 5개월 넘게 홈에서 승리가 없다. 그 사이 11번의 홈경기에서 4무7패만을 기록했을 뿐이다. 최근 홈 3경기에선 무려 8골을 허용했다.
신태용 감독 역시 졸전을 떠나 홈팬들에게 계속해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 남은 홈경기는 단 2번. 강등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자존심을 회복하고, 다음 시즌을 위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라도 이제 홈승리는 필수다. 그래서 이번 대구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나마 지난 광주전에서 각각 2골과 1골 1도움을 기록한 레이나와 에벨톤이 상승세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서는 국내파의 활약도 함께 버무려져야 한다. 특히 거액을 들여 영입했지만 계속해서 존재감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윤빛가람 등 젊은 선수들의 분발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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