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36, 삼성)은 복귀 첫해 스토브리그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이승엽은 20일 "정신이 없다"고 근황을 전했다. 시즌이 끝난 뒤 한숨 돌릴 법도 한데 각종 행사 일정을 소화하느라 쉴 틈이 없다. 방송 출연, 그룹 계열사 특강, 각종 시상식 등 내달 중순까지 스케줄이 빡빡하다.
이승엽은 "2006년 이후 이렇게 바쁜 적은 처음"이라고 푸념하면서도 싫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그럴 만도 하다.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해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우승에 기여했으니. 어쩌면 행복한 비명일지도 모른다.

공식 일정 뿐만 아니라 "식사 한 번 하자"는 지인들의 연락도 끊이지 않는다. 모두 응할 수도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 그저 미안할 뿐이다.
이승엽은 최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재치 넘치는 입담을 선보였다. 그는 "야구 선수는 야구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입담이 좋고 유머 감각이 있었다면 많이 나갔겠지만 그 정도로 자신이 있었던 건 아니다"고 방송 출연을 자제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몇 년전부터 요청을 받았는데 내가 안 좋은 모습으로 나가기 싫었다. 이번이 최적기라 생각해 나서게 됐다"며 "앞으로 방송 출연 제의를 받더라도 자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예년보다 늦게 방망이를 잡을 예정. 최근 몇년간 성적이 좋지 않아 좀 더 일찍 다음 시즌을 준비했었지만 왼손 중지 통증 회복을 위해 방망이를 내려 놓기로 마음먹었다.
"완벽히 나은 뒤 내년을 준비한다면 아마 전훈 캠프 때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타구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타격 자세 교정도 시도할 뜻을 내비쳤다.
현재로선 내달 25일 이후 개인 훈련에 돌입할 계획. 그렇다고 마냥 쉬는 건 아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가벼운 러닝과 하루 100개씩 푸쉬업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조절 중이다.
"비시즌 때 열심히 준비해 내년에 또다른 이승엽의 모습 보여줘야 한다". 복귀 첫해 성공적인 활약을 펼친 이승엽은 내년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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