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를 택한 구로다, 다저스의 선택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21 14: 05

LA 다저스의 겨울 목표 중 하나였던 구로다 히로키(37)가 원 소속팀 뉴욕 양키스와 재계약했다. 다저스의 차후 행보에 관심이 몰리는 가운데 이는 다저스와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있는 류현진(25)의 거취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와 ESPN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21일(한국시간) 구로다가 양키스와 재계약했다고 보도했다. 구로다는 올 시즌 양키스 소속으로 16승11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당초 두 딸이 초등학교에 다니는 LA 연고팀으로의 이적도 점쳐졌으나 결국 양키스와 1년 1500만 달러(100만 달러 인센티브 별도)에 도장을 찍었다.
당초 구로다는 선발진 보강을 노리던 다저스의 유력 후보 중 하나였다. 그러나 구로다가 양키스와 계약함에 따라 시선을 다른 목표로 돌릴 전망이다. 한편 몇몇 언론들은 다저스가 막판 구로다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고 보도하고 있다. 드래프트 픽을 희생하는 구로다는 차선책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다저스가 일찌감치 다른 선수에 더 공을 들이고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다저스가 잭 그레인키(LA 에인절스), 아니발 산체스(디트로이트), 라이언 뎀스터(텍사스)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그레인키다. 다저스는 2009년 리그 최고의 투수였던 그레인키 영입을 위해 에인절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레인키 영입전은 6년 총액 1억5000만 달러 상당의 금액에서 흥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투자를 공언하고 있는 다저스로서는 이 금액을 쓰더라도 그레인키 영입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부동의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선발진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에인절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공산이 커 영입까지는 아직 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다. 만약 그레인키 영입에 실패한다면 포스트시즌에 주가를 높인 산체스를 차선으로 노린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산체스 역시 디트로이트에서 재계약을 바라고 있다. 그레인키와 산체스를 동시에 신경 쓰기에는 쉽지 않은 양상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두 선수를 모두 놓칠 수도 있다.
만약 이 경우 본격적인 연봉협상을 앞두고 있는 류현진에게는 적지 않은 호재가 될 전망이다. 다저스는 선발 투수들은 많지만 커쇼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선발 보강을 노리고 있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2570만 달러의 포스팅 비용을 투자한 류현진의 가치는 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일단 구로다가 양키스에 눌러 앉은 것은 류현진에게 나쁘지 않은 일임에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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