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흥실 감독대행이 지휘하는 전북은 21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41라운드 울산 현대와 홈경기서 3-3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전북은 22승 12무 7패 승점 78점을 기록했다. 울산은 16승 13무 12패로 승점 61점을 기록했다.
이날 이동국은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팀이 승리를 놓쳐 빛이 바랐다.

순위 싸움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울산은 베스트 11 중 1~2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를 선발서 제외했다. 심지어 골키퍼 김영광마저 벤치서 대기했다. 하지만 전북이 울산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전북은 점유율에서 60%를 육박하며 울산을 강하게 압박했지만, 문전에서의 기회가 적었다. 전반 10분에는 에닝요가 왼쪽 측면을 돌파, 회심의 왼발 슈팅을 선보였지만 골키퍼 김승규의 발에 걸리고 말았다.
위기에서 벗어난 울산은 자신들이 가진 철퇴축구의 진수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한 번의 패스로 전북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기회를 잇달아 잡은 것. 전반 17분 김용태의 크로스에 이어 최보경이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 전북 골키퍼 최은성이 간신히 발로 막게 한 울산은 전반 27분 기어코 선제골을 터트렸다. 김동석이 중원에서 길게 찔러준 패스를 잡은 고창현이 전북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고 침투,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도 반격을 하기는 했다. 선제 실점을 하고 4분 뒤 박세직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동국이 한 번 접어 수비수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오른발로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동국의 뛰어난 상황 판단 능력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었다.
동점의 기쁨은 잠시였다. 울산의 철퇴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 울산은 전반전 종료 4분 전 동안 2골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전반 42분 고슬기의 긴 패스를 받은 마라냥이 문전으로 침투해 오른발 슈팅으로 울산에 리드를 안겼고, 4분 뒤에는 고창현이 얻어 낸 페널티킥을 마라냥이 키커로 나서서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으로서는 순식간에 두 골을 내줘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2골을 터트린 마라냥이지만 후반전에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전반 종료 직전 2골을 넣은 마라냥이 세리머니로 상대를 도발해 관중들의 소요가 발생하자, 김호곤 감독이 징계성 교체를 내렸다.
2골이 뒤진 전북은 후반 들어 거센 공격을 펼쳤다. 하프 타임에 마철준 대신 레오나르도를 투입한 전북은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점유율은 70%를 넘어서며 울산을 강하게 압박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문전에서의 기회가 늘어나며 슈팅으로까지 계속 이어진 것. 그만큼 공격수와 수비수의 충돌도 많아 반칙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이동국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 23분 수비수의 반칙을 유도, 페널티킥을 얻어낸 이동국은 직접 키커로 나서 골을 터트리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분위기가 전북으로 넘어가자 울산은 후반 29분 김동석 대신 이근호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전북은 후반 37분 이동국의 패스를 받은 에닝요가 골을 터트리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울산은 실점 직후 김용태를 빼고 곽태휘를 투입하며 수비의 안정을 꾀했다. 효과는 있었다. 흔들림은 있었지만 더 이상의 실점이 나오지 않은 것. 전북은 몇 차례 울산의 골대를 두들겼지만 추가골에 실패했다.
전북은 오히려 경기 종료 직전에 문전에서 반칙을 저질러 패널티킥을 내주며 패배의 위기에 몰렸지만, 울산의 키커 곽태휘의 킥이 크로스바를 강타해 패배를 기록하지는 않았다.
▲ 21일 전적
전북 3 (1-3 2-0) 3 울산
▲ 전주
△ 득점 = 전27 고창현 전42 마라냥 전46 마라냥(이상 울산) 전31 이동국 후23 이동국 후37 에닝요(이상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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