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 역시 데얀이다. 그러나 서울에 데얀만 있는 게 아니다.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도 있다. 그 누구도 몰리나의 존재를 빼놓고 서울의 우승을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그는올 시즌 서울 우승의 가장 큰 밀알이 됐다.
2010년을 끝으로 성남을 떠나 서울로 이적한 몰리나는 서울 입성 2년째인 올 시즌 그야말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데얀의 빛에 가리긴 했지만 득점(17)과 도움(18), 모두에서 발군의 능력을 뽐냈다는 점에서 그는 올 시즌 모든 구단들이 두려워 하는 양날의 검이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만큼 몰리나는 여러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첫째는 한 시즌 최다 도움 기록이다. 몰리나는 올 시즌 18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지난 2003년 김도훈이 세웠던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아직 3경기가 더 남아 있기에 사상 첫 20도움 고지 점령도 가능하다.

탁월한 도움 능력도 능력이지만 그것만으로 몰리나를 설명할 순 없다. 그는 올 시즌 17골을 터트리며 득점랭킹 3위에 자리했다. 이는 데얀과 이동국에 이은 세 번째 순위다. 타 구단들의 NO.1 스트라이커에 견줘 전혀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공격포인트만 올 시즌 35개로 기록했다. 34개의 데얀을 넘어서는 수치다. 경기당 0.90개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사실상 경기당 1개에 육박하는 스탯이다.
성실성 면에서도 몰리나는 빠지지 않는다. 실력도 좋지만 성실하지 못하거나 부상이 많다면 오래 활약하기 힘든 게 프로다. 그러나 몰리나는 올 시즌 서울이 치른 41경기 가운데 2경기를 빼고 39경기를 소화했다.
존재 자체가 위협이었던 몰리나, 그는 데얀과 함께 올 시즌 서울의 우승을 이끈 영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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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