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 정지영 감독, "아무도 찾지않는 감독됐다고 했지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11.21 22: 05

영화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를 만든 정지영 감독이 한국영화판에서 대기업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영화인들의 열정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감독은 21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판'(허철 감독, 정지영 윤진서 주연) 언론배급/VIP시사회에서 이 영화에 대해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영화다. 상당히 오래전에 촬영이 완료됐는데, 편집이 오래 걸렸다"라며 "마지막 편집본을 오늘 봤는데 재미있다. 다른 영화(부러진 화살) 찍느라고 고생할 때 허철 감독이 애를 많이 썼다. 주연배우로서 처음이자 마지막이다"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이 영화 후반 작업 당시 정지영 감독은 '부러진 화살'을 촬영했다. 영화 당시만 해도 정지영 감독은 13여년 동안 영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정지영 감독은 '작은 영화'를 위해 한국 영화판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냐는 질문에 "(정부에서)작은 영화를 위한 설 자리를 마련하는 듯 하다가 다시 없다.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 지금의 환경으로는 극복이 안 된다"라며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상영과 배급의 분리, 작은 영화에 대한 여러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물론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고, 다각도의 접근으로 불합리함을 해결해야 한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기에는 다양성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라는 지적을 덧붙였다.
정지영 감독에게 '영화의 미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이에 정지영 감독은 "영화의 미래를 그린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화판'을 만들 때 (영화) 중간에 '어느 새 나는 아무도 찾지않는 감독이 됐다'라고 스스로 고백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영화 '부러진 화살' 고사 장면이 나온다. 영화 마지막에 보면 한국영화의 미래를 암담하게 봤던 정지영이 마지막에는 영화인의 열정으로 절망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에 '부러진 화살'이 나왔다"라고 영화에 대한 자신의 변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또 정지영 감독은 "'부러진 화살'은 스태프, 연기자들이 도와줘서 된 것이다. 그 '부러진 화살'은 대기업에서 투자받은 것이 아니다. 열정이 영화를 있게 했다. 영화인들의 열정이 있는 한 대기업 권력을 향해서라도 살아날 것이다"라고 자신의 신념을 전파했다.
연출을 맡은 허철 감독은 "'부러진 화살'을 보고 '아, 영화는 계산해서 되는 게 아니구나'란 것을 느꼈다. 관객이나 사회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때 뚝심있게 하면 되는구나란 것을 느꼈다. 감독님께서 정말 좋은 메시지가 담긴 두 편으로 현재 한국사회를 적셔주고 계신다. 그러면서 나 역시 자신감이 붙었다.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영화판'은 13년간 정 감독이 간직했던 고뇌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다큐멘터이다. 정지영 감독이 제기한 문제를 놓고 각 계층의 영화인들이 소신껏 대답하는 인터뷰 형식을 취했다. 이 인터뷰에는 영화제작자와 감독, 배우 등 각기 다른 입장에 있는 영화인들이 서로를 향해 신랄한 비판을 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과 동시에 영화계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양하게 노출한다. 오는 12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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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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