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했는데…".
삼성 라이온즈 투수 정인욱(22)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18일 일본으로 떠난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와 작별 인사를 나누지 못했기 때문.
아시아 선수권 대표팀에 참가 중인 정인욱은 21일 "코치님이 일본으로 가시기 전에 한 번 뵙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했다. 그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데뷔 첫해(2009년) 줄곧 재활에만 매달렸던 그는 2010년부터 1군 마운드에서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1군 투수 코치였던 오치아이 코치는 정인욱을 엄하게 가르쳤다. 그는 칭찬보다 질책을 선택한다. 전날 경기에서 난타를 당하더라도 금세 잊어 버릴 만큼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정인욱이기에 가능하다.
오치아이 코치는 "내게 정인욱을 칭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은 진심은 다르다. 정인욱이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로 성장하길 바라는게 그의 간절한 바람이었다.
정인욱 또한 오치아이 코치의 진심을 잘 알고 있다. "외국인 코치님이지만 내게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셨다. 3년간 함께 했었는데 아쉽다. 코치님께서 항상 신경 많이 써주셨는데 제대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할 뿐이다".
내달 24일 상무에 입대할 예정인 그는 "제대해서도 코치님과 함께 하고 싶었는데"라고 아쉬움을 삼켰다.
오치아이 코치에게 정인욱은 물가에 내놓은 자식같은 존재다.
"정인욱은 아직 어리다. 야구보다 재미있는 게 더 많아 보인다. 하지만 야구 선수는 야구를 잘 할 수 있어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좋은 시기에 군대에 가게 됐는데 정인욱이 2년 뒤에도 바뀌지 않았다면 나에게 다시 연락을 달라".
정인욱은 "오치아이 코치님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상무에서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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