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스타, 류현진 공백에 책임감 느끼고 준비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22 10: 30

한화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2)가 에이스 류현진의 공백에 책임감을 느끼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고국 도미니카공화국에 머물고 있는 바티스타는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체력훈련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캐치볼로 어깨도 풀고 있다. 한화 구단과 사실상 재계약에 합의, 세부 사항 조율만 남기고 있는 그는 내년 시즌 풀타임 선발로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 역시 팀에서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다. 
최근 외국인선수 물색을 위해 도미니카를 찾은 한화 관계자들을 만난 바티스타는 "선발로 전환하는 만큼 체력을 강하게 해야 한다. 제일 걱정되는 게 체력"이라고 말했다. 주로 불펜투수로 뛴 바티스타는 올 시즌 후반기부터 선발 전환했다. 20경기 이상 풀타임 선발은 더블A 시절이었던 2004년으로 8년이나 지난 일이다.

바티스타가 벌써부터 체력 훈련을 시작하며 내년 시즌을 대비하고 있는데에는 류현진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다. 바티스타도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통해 LA 다저스 입단을 눈앞에 두고 있는 류현진의 근황을 알고 있다. 그는 이미 포스팅 시작 전부터 "류현진은 충분히 통한다. 좌완에 스피드·제구 모두 좋다. 1500만 달러 이상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개인적으로 축하할 일이지만 그만큼 바티스타의 부담이 더 커졌다. 그는 "1선발 류현진이 빠졌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들이 "너무 큰 부담을 갖지 말라"고 할 정도로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 뿐만 아니라 양훈이 경찰청에 입대했고, 박찬호의 현역 연장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 바티스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바티스타는 지난해 후반기 선발등판한 10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2.41이라는 호성적을 냈다. 10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했고 그 중 3경기가 7이닝 이상 피칭이었다. 피안타율은 1할8푼9리에 불과할 정도로 압도적인 피칭. 마무리 시절 불안했던 제구난도 보이지 않았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선발로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시즌 막판 대반전에 성공하며 재계약에 합의한 그는 이제 1선발로 팀의 마운드를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바티스타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도미니카 현지에서 또 다른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고 있는 한화 관계자들에게 각 팀의 좋은 투수들에 대해 조언도 아끼지 않고 있다. 스카우트시 실력 만큼 인성도 중요시되는데 현지 사정을 잘 아는 바티스타로부터 선수 하나 하나에 대해 세세한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도미니카 현지에서 바티스타는 알아주는 야구 스타다. 산토도밍고에서 그가 모습을 드러내면 박수가 나올 정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선수단의 일원이 돼 어린 선수들의 장난을 받아줄 정도로 팀에 녹아들었다. 선수들은 "외국인선수가 아니라 같은 동료"라고 말한다. 한화 구단도 자신을 내놓고, 팀을 위해 헌신할 줄 아는 바티스타의 의지를 높이 샀다. 물론 이제는 에이스로서 기대치도 높아졌다. 
한화는 조만간 바티스타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화에서 3년 연속 뛴 외국인선수는 제이 데이비스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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