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을 많이 남긴 첫 회였다. 차태현은 생각대로 훨훨 날았지만, 어색한 CG로 그의 맛깔스런 코믹연기가 제대로 살아나질 못했다.
지난 21일 오후 첫 방송된 KBS 2TV 수목극 '전우치'는 조선을 집어삼킬 욕심으로 율도국 사람들을 모두 해치고 조선으로 간 강림(이희준)과 마숙(김갑수), 그리고 스승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구한 전우치의 운명적인 첫 이야기가 그려졌다.
예상처럼 극 중 전우치로 분한 차태현은 동명 영화 '전우치'에서 자신과 같은 역할을 맡은 강동원과는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고, 넉살 좋은 인간적 전우치의 모습을 부각시키며 차태현 특유의 맛깔스런 연기가 줄을 이었다.

특히 복수를 위해 강림을 찾아다니는 전우치를 연기한 차태현은 조선에서 이치로 위장하고 살아가면서 자신이 도사임을 숨기고 있는 설정을 적절히 활용해 넉살을 드러냈다. 자신을 괴롭히는 이들을 골탕 먹이기 위해 닭으로 변신하는 장면, 몰래 숨어 도술을 부리고는 통쾌해하는 모습은 영화 속 훈훈했던 전우치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앞으로 펼쳐질 드라마 '전우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차태현의 코믹함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바로 어색한 CG 때문. 극의 내용처럼 다양한 도술의 세계가 펼쳐지면서 화려한 CG가 볼거리를 선사해야 하는데 CG로 무장한 도술 장면이 다소 어색해 큰 아쉬움을 남겼다. 차태현의 코믹함과 어색한 CG가 만나 다소 만화 같은 느낌을 준 것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됐다.
방송 후 시청자들 역시 이 점을 지적했다. "차태현이 CG에 가렸다", "내용은 진짜 재밌는데 CG가 아쉽다", "차태현 전우치 싱크로율 100%인데 도술 장면이 옥에 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22일 오전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전우치'는 전국 기준 14.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작인 '착한남자'의 마지막 회가 기록한 시청률 18%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지만, 동시간대 1위의 기록이다.

soso@osen.co.kr
KBS 제공, '전우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