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첫공개..웹툰에 기댄 재미 '소재의 힘 승부수'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11.22 16: 45

영화 '26년'(조근현 감독)이 소재의 힘으로 극장가에 승부수를 던진다.
22일 오후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은 '26년'은 영화적 재미보다는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에 대한 울림을 던진다는 의미에 초점을 맞춰볼 만 하다.
'26년'은 '남영동 1985'와 함께 12워 대선을 앞두고 개봉해 주목받는 작품. 두 작품에 모두 출연한 이경영은 '남영동 1985'를 동맥이나 돌직구, '26년'을 실핏줄이나 슬라이드에 비유한 바 있다. 타당한 비유이긴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26년'이 '남영동 1985'보다 좀 더 직접적으로 관객을 자극한다.

영화는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조직폭력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 단죄를 위한 작전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팀의 행동대장 곽진배 역에 진구가, 그 사람에게 총구를 겨눌 저격수 심미진 역에 한혜진이, 팀에 중요한 정보를 확보하는 정보원 권정혁 역에 임슬옹이, 멤버들을 규합해 모든 작전을 계획하는 팀의 브레인 김주안 역에 배수빈이 출연한다.  
영화는 상당부분 원작 웹툰에 기대어 있다. 제작비 절감이란 장점도 있었겠지만, 주인공들의 아픈 과거는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됐다. 하지만 이 부분이 더 아프고 여운을 남긴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남영동 1985'가 고 김근태 의원에게 자행된 하루하루의 고문을 보여주며 심플하게 그 자체로 메시지를 전했다면, '26년'은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 시대의 아픔, 분노, 상처 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은유라기 보다는 직설 화법에 가까운 톤으로 관객들에게 주인공들의 행동 의미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영화는 '그 사람'을 단죄하는 과정에서 드라마틱한 재미나 팽팽한 긴장감을 주기 보다는,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위해 느슨하게 달려가는 편이다. 주인공들의 문어체에 가까운 대사는 때로 몰입감을 떨어놓기도 한다. 원작보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각색이란 반응도 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강풀 원작 자체가 갖고 있는 소재의 힘이 이 영화를 받쳐주고, 행동대장 곽진배 역을 맡은 진구가 스크린을 장악한다는 사실이다. 독자들이 열렬히 영화화를 원했고, 몇 번이나 무산된 후 결과를 이뤄낸 만큼 영화에 대한 호기심은 상당한 편이다. 이것이 입소문으로 이어질 지는 두고볼 일. 영화 '도가니'의 장광은 '그 사람'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남영동 1985'에도 출연한 배우 이경영, 김의석의 비슷한 듯 다른 모습을 비교하는 것도 한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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