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완승에도 활짝 웃지 못한 이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1.23 06: 59

인천 전자랜드가 전주 KCC전 완승에도 활짝 웃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도훈 감독이 이끄는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전주 KCC를 77-64로 완파했다.
이로써 전자랜드는 11승 5패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승리를 하긴 했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상대가 전반에만 14개의 범실러 자멸한 최하위 KCC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이었다.

전자랜드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중위권으로 분류되던 팀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1라운드서 7승 2패로 서울 SK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2라운드서 좀체 그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5경기서 올 시즌 첫 연패를 기록하는 등 2승 3패로 분위기가 대폭 가라앉았다. 경기력도 1라운드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점은 줄곧 지적되고 있는 리바운드다. 전자랜드는 이날도 KCC에 27-34로 열세를 보였다. 박스 아웃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공에 대한 집념도 KCC에 비해 부족했다. 공격 리바운드에서 4-12로 압도적인 우위를 내준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전자랜드는 지난 18일 패배를 맛봤던 울산 모비스전(26-32)을 포함해 창원 LG전(19-30), 서울 SK전(28-38)까지 최근 4경기 동안 단 한 번도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유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서 "리바운드는 항시 강조하고 말을 해도 선수의 의지 차이다"며 "수비와 리바운드와 같은 기본적인 것만 개선이 된다면 어떤 팀을 만나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교적 단조로운 득점 루트를 분산시키는 것도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전자랜드는 이날 공격 삼각편대인 문태종(18점 7리바운드)-리카르도 포웰(17점 5리바운드)-디앤젤로 카스토(16점 6리바운드)가 위력을 발휘했지만 주장 강혁(12점)을 제외한 국내 선수들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골밑에서 두 노장 이현호와 주태수가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득점 지원이 절실한 이현민-정병국-차바위 라인이 경기 내내 침묵했다. 이날도 3명이 합작한 점수는 단 8점. 지난 모비스전서도 5점 밖에 넣지 못했다. 이들의 활약 여하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유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서 "공격에서 문태종과 포웰 외에 다른 선수들이 터져야 한다. 국내 선수들이 해결사 노릇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전자랜드는 이날 KCC전을 제외하고 최근 5경기서 모두 살얼음 승부를 펼쳤다. SK전(6점 차 패배)을 제외하고는 모두 5점차 이내에서 승부가 갈렸다. 가정이지만 리바운드와 국내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활발했다면 모두 손쉬운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한 팀은 없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넘어 챔피언 결정전 진출이라는 야망을 품은 전자랜드에 리바운드와 공격 루트의 다양화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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