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류현진 공백, 주목되는 유창식의 3년차 시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23 07: 09

"욕먹지 않게 열심히 해야죠". 
에이스 류현진이 떠난 한화 마운드를 놓고 걱정과 우려의 시선이 가득하다. 하지만 어느 누군가가 떠나면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메우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류현진이 떠난 빈자리는 크지만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내년이면 3년차 시즌을 맞이하는 좌완 유망주 투수 유창식(20)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계약금 7억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유창식은 첫 해 26경기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6.69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2년차가 된 올해 27경기에서 6승8패1홀드 평균자책점 4.77로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시즌 마지막 3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장 류현진이 빠진 핵심 왼손 투수 역할을 유창식이 해줘야 한다. 류현진의 공백을 메우기란 쉽지 않겠지만, 올해처럼 한 단계 발전한 모습만 보여줘도 팀에는 큰 힘이다. 이달 초부터 서산 2군 전용훈련장에 시작된 마무리훈련에도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임하고 있다. 그는 "운동만 할 수 있는 답답한 곳"이라고 표현했다.
유창식은 "웨이트·러닝으로 체력 위주의 훈련을 하고 있다. 확실히 훈련 강도가 세서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시즌 막판 감독대행으로 지휘한 한용덕 코치의 엄한 가르침 속에 한계 투구수를 깨기 위해 노력한 그에게는 체력을 기르는 게 우선이다. 최근에는 피칭 훈련도 재개하며 기술적인 부분도 가다듬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연마하기보다 기존의 것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다른 것을 새롭게 하기보다 지금 원래 갖고 있는 직구·슬라이더를 강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비시즌 때마다 새로운 구종 개발에 힘썼지만 아직 어린 투수이고 나이에 맞게 힘으로 과감하게 승부하겠다는 정면돌파의 의지다. 여기에 늘 부족한 점으로 지적된 컨트롤을 향상시키면 더욱 위력적인 피칭이 가능하다는 기대다. 
대전구장의 펜스가 확장된 것도 유창식에게는 호재다. 그는 "구장이 넓어지면 홈런에 대한 부담이 덜할 것이다. 더욱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해 유창식은 대전-청주 홈 11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6.69으로 부진했지만, 원정 16경기에서는 5승5패 평균자책점 3.84로 눈에 띄게 안정된 피칭을 했다. 
류현진의 공백에 대한 부담도 특별히 느끼지 않는다. 유창식은 "현진이형이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하라'는 말만 했다. 우리 투수들 모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 분위기는 현진이형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똑같다"며 "욕먹지 않게끔 열심히 해야 한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으니 충분히 준비한 뒤 스프링캠프에서 완벽한 몸을 만들겠다"고 각오했다. 
류현진이 떠났지만 3년차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유창식의 강한 열의에서 한화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