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4'-'K팝스타2'가 짚어낸 가요시장 변화 '이젠 개성!'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11.23 09: 10

보컬리스트보다 개성파 싱어송라이터
가요 시장 흐름 반영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가요시장 흐름의 변화를 알려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호소력 짙은 가창력과 독특한 음색, 칼같은 실력에 방점을 찍어온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올 시즌부터는 얼마나 톡톡 튀고, 음악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이돌 그룹과 보컬리스트 중심에서 개성파 싱어송 라이터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
심심했던(?) 가요계에 확고한 자기 색깔로 파란을 일으킨 싸이가 선두에 서고, 빅뱅의 지드래곤,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 씨엔블루의 정용화, 비스트의 용준형 등 80년대 후반 태생의 뮤지션들이 입지를 다지며 싱어송 라이터 바람은 탄력을 받고 있는 중. 기획형 가수보다 직접 곡을 쓰는 가수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내년 가요계는 개성과 작곡 실력이 가장 중요한 인기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고 있는데,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이같은 현상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는 것이다.
엠넷 '슈퍼스타K4'는 시즌 최초로 결승전에 자작곡 미션을 도입했다. 노래하고 퍼포먼스 소화하기 급급한 참가자에게 작곡 실력까지 요구한 것. 23일 결승 무대에 서는 로이킴와 딕펑스는 자작곡 미션을 통해 직접 만든 노래를 선보여야 한다.
제작진은 지난 시즌3 출연자들의 데뷔 결과, 직접 곡을 만드는 준우승팀 버스커버스커가 퍼포먼스에 강한 우승팀 울랄라세션을 압도하는 걸 지켜봤기에, 오디션 이후의 스타성에 주목한 시즌4의 이같은 선택은 필연적이다.
칼 같은 실력을 중시하는 대형기획사가 모인 SBS 'K팝스타2'에도 변화의 물결은 거셌다. 양현석, 박진영, 보아는 노래를 잘하기만 하는 참가자에게는 냉정하게 X표를 줬다. 이제 더 이상 음정 잘 맞추고 고음 올라가는 게 주요 척도는 아닌 것. 기본적인 실력은 무엇이고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때 심사위원들은 환하게 웃었다.
재치있는 편곡 실력을 선보인 최예근, 환상적인 그루브를 선보인 윤주석, 노래 실력은 모자라지만 춤이 뛰어난 김민정 등이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시즌에서 다이어트를 강조했던 심사위원들은 윤주석에게 '키보드에 앉아있는 곰'을 연상시킨다며 특유의 캐릭터를 유지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제작진이 1회 마지막을 장식시킨 주인공은 이찬혁-이수현 남매로 이뤄진 싱어송라이터 듀오였다. 노래 실력은 물론이고, 독특한 가사로 눈길을 모은 자작곡 '다리꼬지마'가 그야말로 온라인을 강타했다. 향후 시청률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1회 하일라이트에서 이들에게 포커스를 맞춘 제작진은 절절한 보컬리스트의 노래보다 개성 강한 자작곡이 더 통하리란 걸 미리 감지한 셈. 
내년을 대비 중인 가요계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가요제작자들은 우후죽순 쏟아진 아이돌그룹 내에서도 프로듀싱 실력을 갖춘 멤버들에 집중하고 있으며, 멤버들의 목소리를 보다 더 폭넓게 수용하며 기획보다 개성에 집중하고 있다.  한 아이돌그룹 제작자는 "아이돌 그룹들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개성을 갖춘 그룹은 오히려 더 득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성과 작곡 실력이 중시되면서, 아이돌의 정의도 외모 중심에서 개성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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