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한 열연이 있을까.
미성년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하는 영화 '돈 크라이 마미'에서 성폭행 피해자 은아로 분한 배우 남보라가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열연을 펼쳐 관객들의 극찬 세례를 받고 있다.
앞서 자신의 연기를 통해 고통을 말하기 힘든 피해자를 대변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처럼 남보라는 '돈 크라이 마미'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긴 열연을 선보인다.

좋아하는 남학생 앞에서 수줍어 하는 모습과는 정반대로 고통 속에서 몸부림 치는 오열 연기, 그리고 가해자들 앞에서 바들바들 떠는 공포에 휩싸인 모습 등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성폭행 피해자의 고통을 공감케 한다.
특히 여배우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단발 투혼을 보여준 장면은 단연 압권. 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잘라내는 남보라의 모습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며 성폭행 가해자들에 대한 분노를 유발한다.
대가족 사이에서 자란 남보라는 평소에는 밝고 유쾌한 성격이지만 은아의 고통과 괴로움을 이해하기 위해 '모르는 사람이 나를 해친다면 어떤 기분일까', '만약 그 사람이 아는 오빠, 친구라면' 등을 끊임없이 상상했다고 한다. 이에 촬영 기간 동안 촬영이 없는 날에도 우울하고 무기력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등 은아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남보라가 열연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영화를 촬영하며 성폭행 피해자들의 아픔이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 그는 "영화 촬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영화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촬영이 끝나고 나니 피해자들의 아픔이나 고통이 부쩍 마음에 와 닿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연기를 통해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마음을 흔드는 열연이 나올 수 있었다는 평이다.
한편 '돈 크라이 마미'는 지난 22일 개봉 이후 흥행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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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크라이 마미'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