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영, "원더스 출신의 좋은 본보기 되고 싶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1.23 10: 30

넥센 히어로즈의 안태영(27)은 이번에 처음으로 마무리 훈련을 갔다.
지난달 말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안태영은 올해 초 고양 원더스에서 일본 고치로 스프링캠프를 떠났을 뿐, 마무리 훈련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안태영은 7월 9일 원더스에서 4번째로 배출한 프로 선수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한 뒤 지난 2004년 2차 7라운드 전체 52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그러나 안태영은 이듬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2005 시즌 후 방출됐다. 이후 트레이너, 코치 등 사회 생활을 하다 지난해 말 원더스가 창단되면서 테스트에 합격해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

외야수였던 안태영은 이번 마무리 훈련에서 포수로 전향하려 했던 외야수 이성열(28)이 계획을 포기하면서 1루 수비 연습을 하고 있다. 홍원기 수비코치는 "공백을 생각해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는 단계지만 센스가 있어 빨리 받아들일 줄 아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타격폼을 조금 수정했다. 염경엽 감독은 그에게 투수의 피칭에 리듬을 맞춰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안태영은 "지금 바꾼 모습이 스스로 어색한 단계다. 빨리 내것으로 만들면 전보다 좋아질 것 같다"고 웃었다.
이번 마무리 훈련은 6일 연습 1일 휴식의 힘든 스케줄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안태영은 "원더스에서 워낙 힘들게 훈련을 해 체력은 괜찮은 편"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힘들어도 즐거우니 참을 수 있다. 이제 야구를 못할 줄 알았는데 유니폼을 다시 입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한 번 야구를 떠나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어 지금이 더 소중한 듯 했다. 안태영은 "이름 석 자 새겨진 유니폼 다시 입는 게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그때는 야구를 할 기회가 없었다. 다시 안할 생각으로 푹 쉬었는데 역시 야구를 절대 그만둘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안태영은 넥센이 그의 6년간 야구 공백을 고려해 앞으로 2~3년을 내다보고 영입한 유망주다. 그러나 그는 "2~3년을 1~2년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1군 경험을 쌓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기도 하다. 어떻게 되느냐는 저 하기에 달린 것 같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넥센에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고등학교 때 안면이 있던 박병호는 그가 마무리 훈련에서 1루 수비 연습을 한다고 하자 1루수 글러브를 선뜻 내줬다. 안태영은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코치님들도 다 잘해주시고 선수들도 착하고 다 좋다"며 순조로운 적응을 알렸다.
그는 "사람들에게 멀리 치는 타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원더스 선수들이 더 많이 프로에 올 수 있도록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안태영은 다시 돌아온 행복함과 어렵게 발을 디딘 책임감을 안고 매일같이 유니폼을 땀으로 적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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