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활약 중인 '빅보이' 이대호(30)가 사상 첫 외국인 주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일본 무대에 진출한 이대호는 전 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6리(525타수 150안타) 24홈런 91타점 54득점으로 대한민국 야구의 위용을 선보였다.
뛰어난 실력 못지 않게 넉살 좋은 성격은 이대호의 트레이드 마크. 그는 오릭스의 젊은 선수들의 멘토 역할까지 소화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을때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부진의 늪에 빠진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23일 부산 구덕구장에서 열리는 '아디다스와 함께하는 이대호 유소년·사회인야구 캠프'를 앞두고 "외국인 선수 신분이지만 11년간 프로 무대에서 뛰었던 경험과 노하우를 이야기해준다"고 말했다.
오릭스 선수 가운데 이대호의 조언에 가장 귀기울였던 이는 신인 외야수 가와바타 다카요시(27). 그는 시즌 초반에 상승 곡선을 그렸으나 체력 저하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당시 이대호는 배트 무게 조절과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 조언을 건넸다.
그리고 그는 가와바타가 성적에 대한 부담을 느낄때면 "구단에서는 신인 선수인 네가 많은 경기에 뛰는 것 만으로도 고마워 하지 혼낼 이는 아무도 없다. 나같은 4번 타자나 고액 연봉 선수들이 성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어깨를 다독였단다.
언젠가 공필성 롯데 수비 코치는 "이대호는 외국인 선수 신분을 넘어 야구 선배로서 세심하게 잘 챙겨줄 것이다. 아마도 너도 나도 따를 것"이라며 "해외파 선수 가운데 최초로 주장에 오를 재목"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대동중학교 때 주장을 맡았던 이대호는 "말만 통하면 주장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주장이 되기 위해서는 성적도 좋아야 하고 선수단을 대표해 구단에 큰 소리도 칠 수 있어야 한다"며 "만약에 롯데에 남았다면 주장을 맡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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