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해진’ 정우람, 정작 버스는 지나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23 10: 28

봉중근(32, LG)이 내년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 의사를 드러냈다. 당장 불펜진 운영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체자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정우람(27, SK) 역시 대회 참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WBC 출전 의사를 불태우던 봉중근은 22일 팀 마무리 캠프지인 진주를 방문해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왼쪽 어깨가 좋지 않다는 소견을 들었다. 재활에만 3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 WBC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2004년 미국에서 어깨 수술을 받으며 박은 핀 중 하나가 느슨해져 재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봉중근과 소속팀 LG는 아직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식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 KBO의 한 관계자도 “공식적으로 진단서를 제출하면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 스스로가 불참 의사를 밝힌 만큼 출전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봉중근은 박희수(29, SK)와 더불어 이번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좌완 불펜 요원이었다. 이런 봉중근의 이탈로 당장 대표팀은 왼손 계투요원 가뭄에 시달리게 됐다. 이에 KBO와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내부적으로 대체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정우람이다.
리그 최고의 중간계투요원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린 정우람은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한 올 시즌 53경기에 나가 2승4패30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의 맹활약을 펼쳤다. 구위와 경력을 놓고 볼 때 무난한 WBC 예비 엔트리 승선이 예상됐다. 스스로도 출전 의지가 강했다. 올 겨울 상근예비역으로 입대가 예정되어 있는 정우람이지만 “WBC 엔트리에 들 경우 입대를 미룰 수 있다”라고 할 정도로 WBC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28인 엔트리에서 정우람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정우람이 간절해진 지금은 상황이 또 달라졌다. 예비 엔트리 명단이 발표될 당시까지만 해도 정우람은 입대 시기가 미정이었다. 그런데 엔트리 발표 이후 ‘날짜’가 선명하게 박힌 영장이 나왔다. 이제는 장기간 해외여행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KBO에서 방법을 마련한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SK 구단 관계자는 “(입대가) 12월로 예정되어 있는데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미루기도 어렵다고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장기적으로는 정우람 스스로에게도 손해일 수 있다. 정우람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까지 한 시즌이 남았다. 미리 엔트리에 합류해 입대 시기를 조율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2년 뒤 자격일수 취득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처럼 버스가 지나간 느낌이 있는 가운데 정우람이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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