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 “봉중근? 김광현도 어렵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23 14: 16

플로리다 마무리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만수(54) SK 감독은 요즘 고민이 많다. 주축 선수들이 빠져 나가 전력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뜩이나 아픈 머리에 또 다른 고민이 찾아들었다. 에이스 김광현(24)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여부다.
김광현은 내년 3월 열릴 제3회 WBC 예비 엔트리 28인에 포함됐다.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김광현을 괴롭히고 있는 어깨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2012년도 이런 이유로 고전한 김광현이다. 사실상 출전과 재활을 겸업한 김광현은 16경기 등판에 그쳤고 성적도 8승5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좋지 않았다. 회복력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WBC 발탁이 다소 의외일 수도 있다.
물론 부상 호전에 대한 기대치가 작용한 발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시즌 종료 후 다시 재활에 매달리고 있는 김광현은 내년 시즌에 맞춰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당장 이달 말 미국으로 건너가 다시 검진을 받는다. 그에 따라 재활 기간도 정해질 전망이다. 시즌 시작을 함께 하지 못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월 열리는 WBC 출전은 큰 부담이다. WBC에 출전하려면 일찍부터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몸에 탈이 날 수도 있다. 부상 경력이 있는 선수로 재발 위험성도 커진다. 메이저리그(MLB) 선수들과 구단들이 WBC를 기피하는 직접적인 이유다. 이만수 감독의 고민도 다르지 않다.
이 감독은 “인터넷을 통해 봉중근이 재활 때문에 WBC에서 빠진다는 기사를 봤다”라고 하면서 김광현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 감독은 “몸 상태가 좋으면 나라를 위해 뛰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강조하면서도 “김광현은 현재 그런 상태가 아니다. 무리한 출전이 선수 생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의 걱정도 같다. 한 구단 관계자는 “2010년 말 마비증상이 온 뒤로 2~3월은 정상적으로 피칭을 하지 못했다. 보통 재활에만 매달렸다”고 했다. WBC는 3월에 열리고 1월부터 준비해야 함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대회에 참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SK는 김광현의 정상적인 대회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에서 검진 자료가 오는 대로 KBO에 공식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여론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선수의 건강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이로써 봉중근에 이어 김광현도 WBC 엔트리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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