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에 와서 잔디 냄새를 맡았는데 경남전이 생각났다. 오늘은 왠지 2골을 넣을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진짜 넣었다".
전남 드래곤즈는 24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2라운드 성남 일화와 경기서 이종호의 2골에 힘입어 2-0의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9경기 무패 행진(4승 5무)을 내달리며 승점 50점째를 기록한 전남은 이날 상주 상무에 기권승을 거둔 강원(승점 43)에 승점 7점을 앞서며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이종호는 경기 후 인터뷰서 "원래는 (김)영욱이 형이 키커인데 부상으로 교체돼 나에게 기회가 왔다"며 "프로에 들어온 뒤 첫 페널티킥이라 불안함이 있었지만 골을 넣어 기분이 남달랐다"고 잔류의 주역이 된 소감을 전했다.
이종호는 이어 "경기장에 와서 잔디 냄새를 맡았는데 경남전이 생각났다. 오늘은 왠지 2골을 넣을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진짜 넣었다"며 "3호골을 넣었을 때 팬들에게 치킨을 선물한 뒤 5호골을 넣으면 다시 선물을 하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감사하다"고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그간 마음 고생이 심했다. 외국인 공격수 사이먼이 부상으로 홍역을 치르는 사이 전남의 유스 출신 이종호는 홀로 앞선을 책임져야 했다. 경기력은 좋았지만 시즌 4호골 이후 좀체 골도 터지지 않았다. 팀도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이종호는 "프로 2년차 생활을 하면서 좋은 상황도 있었고, 올해처럼 힘든 상황도 있었다. 긍정적으로 연습을 많이 했는데 돌아서면 강등의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어려움을 빨리 겪은 것이 축구 인생에 약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다부진 생각을 털어놨다.
팀이 강등권에 놓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의 메세지를 잃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잘하는 팀이랑 붙어도 이기고, 대학교 팀이랑 붙어도 승리해 패배를 몰랐다"는 이종호는 "여기서 이기지 못하고 항상 비기고 지다보니 '패배의 아픔이 이런 기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적응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젊음을 무기로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상승세의 비결을 밝혔다.
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것도 좋은 영향력을 끼쳤다.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던 하석주호는 최근 9경기서 4승 5무로 무패행진을 내달렸다. "지난해에 비해 여유가 생겼다. 아직 부족하지만 자신감이 생겼다"는 이종호는 "감독님이 '실수를 해도 두려워하지 말라. 공격을 하다가 뺏겨도 거기서부터 수비를 하면 되지 않나'라고 해서 좋은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종호는 마지막으로 "강원전을 승리하면서 감독 및 코칭스태프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마지막 경기까지 가지말고 이번 경기에 올인하자'고 마음을 먹었다"며 "다른 경기보다 이번 경기에서 특히 강한 응집력이 생긴 것 같다"고 승인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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