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젊은 '안방마님'이 복귀했다.
넥센의 포수 박동원(22)은 지난 9월 상무에서 제대했다. 올 시즌 퓨처스 북부리그에서 타율 8위(.326)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던 박동원이 팀에 합류하면서 넥센은 기존의 수비형 포수 외 공격형 포수 자원을 갖추게 됐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중인 박동원은 "군대에서 잘해서 기대를 많이 해주시는 것 같은데 그만큼 실망하실 수도 있기 때문에 솔직히 걱정이 된다. 하지만 주위 친구들을 보면 나는 하고 싶은 것을 일로 삼고 있는 것 같아 최대한 충실하게 야구하고 싶다"고 프로야구에 돌아오는 소감을 밝혔다.

아직 22살. 2009년 입단 동기들에 비하면 빨리 군복무를 마쳤다. 박동원은 "어차피 가야 할 군대라면 빨리 갔다와야 안정적으로 야구를 할 것 같아 택했다. 이제는 못하면 갈 곳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군생활에 대해 묻자 "그냥 야구만 해 기억나는 게 없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사실 갓 제대한 박동원을 본 프런트와 선수단은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동원은 군 생활 동안 약 17kg를 찌웠다. 그는 "상무에서 역도부와 가까이 있어 웨이트를 같이 했다. 잘 못느꼈는데 사람들이 놀랄 때마다 실감이 난다. 덕분에 몸이 커지고 힘이 좋아졌다. 군 생활 중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넥센 1군 타격코치로 들어온 허문회 코치를 상무에서 먼저 만난 것도 그에게 도움이 됐다. 박동원은 "허 코치님이 많이 가르쳐주셨다. 항상 '진심으로 우러나올 때 하라'며 스스로 깨닫게끔 유도하셨다. 타격 이론도 저랑 잘 맞아서 이번에 팀에 오신다고 해 잘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넥센은 주전 포수 허도환(28)에 올해 트레이드로 최경철(32)을 영입했지만 두 선수 모두 공격에 있어서 만족스럽지 못하다. 팀에서 포수가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박동원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자존심이 상한다. 내가 경기에 나간다면 그런 말이 안나오도록 잘 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박동원은 마지막으로 "포수는 공격도 중요하지만 수비가 먼저이기 때문에 수비로 인정받고 싶다. 특출나게 몇년 잘하기 보다는 꾸준히 오래 잘해서 김동수 코치님 같은 레전드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우선은 1군 경기에 많이 출장해 포수로서의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는 게 그의 큰 목표다.
박동원은 올 시즌 9월 3일이 전역일이었으나 시즌을 마무리할 인원이 부족해 5일을 더 상무에서 뛰면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젊은 포수 박동원이 경험을 통해 넥센의 안방에도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박동원이 1군에도 잘 적응할 수 있다면 넥센의 내년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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