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못친소, 누가 이들을 못생겼다 놀렸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1.25 09: 48

연예인 중 내로라하는 추남 중에서도 왕좌를 차지한 가수 김범수는 “어설프게 생기느니 낫다”며 자위했다. 
미모가 곧 무기인 한국 사회에서 비주얼 테러리스트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당당하게 웃을 수 있는 것은 그 누구도 그를 못생긴 사람으로 깎아내리지 않기 터이다. 대중은 TV 브라운관에 넘쳐나는 잘 깎아놓은 밤톨마냥 잘생긴 이들보다 노래를 사랑하고 노래로 감동을 안기는 김범수를 사랑한다.
비단 김범수 뿐만 아니다. 지난 17일에 이어 24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못친소 페스티벌’은 외모가 곧 무기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뒤집는 남자 18명의 넘치는 매력을 전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꿋꿋하게 자신은 못생기지 않았다고, 이런 페스티벌에 자신을 초대한 것은 음모라고 주장하는 김제동, 김영철, 고창석, 윤종신, 이적, 조정치, 하림 등 18명의 연예인들은 모두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실력자들이다.
이들 중 누가 제일 못생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외모로 순위를 매기지 않아도 이들은 누구 하나 억울한 얼굴로 피해를 보지 않을 정도로 빛이 나는 스타다.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이들의 피할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이 사실은 외모지상주의에 시원한 일갈을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얼굴로 대결하는 일명 ‘F1(Face 1) 특집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서로 못생겼다고 삿대질하는 원초적인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안긴다.
이날 ‘무한도전’은 첫인상으로 누가 제일 못생겼는지 투표를 한 후 각자 멋있는 양복 대신 잠옷으로 갈아입으며 심하게 편안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가뜩이나 추남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잠옷까지 입고 진지하게 털어놓는 연애사들은 연애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뒤집으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더욱이 웃기겠다고 작정한 개그맨들 사이에서 다소 음침한 분위기 속 진지하게 대답을 하는 김C와 조정치는 ‘김치 커플’로 불리며 새로운 웃음코드가 됐다.
이날 정형돈과 길은 듀엣 뚱스라는 이름으로 신곡 ‘쩔어’를 공개했다. 이들이 강아지 목에나 걸만한 장신구와 목욕가운을 입고 부른 ‘내가 힙합 장동건, 내가 예능 소지섭’, ‘우리처럼 되고 싶음 살쪄’, ‘네 얼굴 쩔어’ 등의 가사처럼 ‘못친소 페스티벌’은 웃음도 매력도 ‘쩌는’ 사람들의 집합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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