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논란·잇달은 퇴장...잔칫집 서울-전북전 아쉬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1.25 17: 02

잔칫집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생겼다.
FC 서울은 지난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 42라운드 홈경기서 1-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2위 전북 현대와 승점 차를 12점으로 벌려 남은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위를 끝까지 지키게 됐다.
서울은 우승을 확정지은 날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않았다. 경기가 주중 늦게 열린 탓에 관중이 적게 들어올 것을 예상, 프로축구연맹에 협조를 구해 시상식을 주말에 열리는 전북과 홈경기로 미룬 것. 이에 연맹은 고민 끝에 서울의 요청을 승낙했다. 하지만 '우승을 확정지은 날 시상식을 한다'는 규정에 반하는 결정이란 점에서 반발의 여지를 남겼다.

전북으로서는 기분이 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서울이 전북과 승부서 승리를 장담하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전북에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됐다. 전북은 서울전 징크스를 깨 자존심을 회복함과 동시에 서울의 잔칫상을 뒤엎는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경기 초반부터 치열함은 당연했다. 하지만 주심이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했다. 경기 시작 후 전북의 이동국이 아크 오른쪽에서 반칙성이 강한 몸싸움에 넘어졌지만,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선수들에게는 이 파울이 거친 플레이의 촉매가 됐고, 일관성 없는 판정까지 계속 돼 경기를 과열되게 만들었다.
결국 사단은 전반 40분 터졌다. 에닝요가 서울의 에스쿠데로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반칙을 저질렀다. 주심은 반칙을 근처에서 지켜본 대기심과 협의 후 에닝요에 대해 경고를 선언, 경고누적으로 인한 퇴장을 지시했다.
문제는 계속 이어졌다. 이흥실 감독대행이 에닝요의 퇴장에 항의하다 같이 퇴장을 당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울의 박태인 통역이 서울의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나 전북의 파비우 피지컬 코치, 에닝요와 말다툼을 벌인 끝에 퇴장을 당했다. 서울과 전북 모두 씁쓸한 결과였다.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은 "심판이 판단할 것이긴 하지만, (에닝요의 반칙이) 고의성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서로 의견 차이를 보였다"며 "심판의 규정인 만큼 내 책임도 있지만 조금은 아쉽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경기는 지상파를 통해 생중계가 됐다. 그만큼 재밌고 치열한 박빙의 경기를 기대했다는 뜻이다. 양 팀 감독들 또한 이 점을 알고 경기 전부터 선전을 다짐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 잘못 다룬 몸싸움이 일파만파 커져 전체의 흐름을 흐트리고 말았다. 전국 안방으로는 짜릿한 축구의 묘미가 아닌 거친 몸싸움만 전송되고 말았다.
한편 이날 경기는 수적 우세를 앞세운 서울이 전북을 1-0으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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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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