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 탈출을 노렸던 두 팀이 헛심공방 끝에 무승부라는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대전 시티즌과 광주 FC가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2라운드 경기서 헛심공방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대전은 12승 11무 19패(승점 47) 광주는 9승 15무 18패(승점 42)를 기록하며 두 팀 모두 강등권 탈출에 실패, 남은 경기서 강원 FC와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게 됐다.
양 팀 모두 필사적일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대전이 잔류를 확정짓느냐, 아니면 광주가 기사회생하며 잔류 희망의 불씨를 살리느냐가 걸려있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팀 모두 필요한 순간에 결정적 한 골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하며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말았다.

전반전은 대전의 일방적 우세였다. "두 팀 모두에 중요한 경기다.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우리는 더 강하게 나가겠다"던 유상철 감독의 강한 의지대로 대전이 광주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케빈과 테하, 두 외국인 선수를 앞세워 광주의 골문을 두들기면서 무려 12개의 슈팅(유효슈팅 6개)를 쏟아부었을 정도다.
하지만 득점으로 연결될만한 예리함이 없었다. 무수한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한 대전은 오히려 광주에 역습 기회를 내줬다. 이웅희와 김태연을 중심으로 한 수비진은 초반 광주의 공격을 잘 막아내는 듯 했으나 뒤로 갈수록 포백라인이 무너지면서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했다.
전반 34분 안동혁의 슈팅이 김선규의 펀칭에 가로막혀 흘러나온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낸 박기동이 그대로 골문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골이었다. 그러나 광주는 이 공격을 반전의 계기로 삼아 전반 종료 직전까지 대전을 압박했다. 김선규의 선방에 힘입어 간신히 실점하지는 않았지만 한 번 수비라인이 무너지자 광주에 연속으로 공격 기회를 허용,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결국 두 팀은 0-0 상황에서 후반을 맞이했다. 먼저 교체카드를 꺼내든 쪽은 광주였다. 광주는 박기동을 빼고 주앙 파울로를 투입하며 선제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전 역시 후반 15분 테하 대신 지경득을 투입해 맞불을 놨다.
지루한 공방전으로 이어지던 후반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놓은 쪽은 대전이었다. 전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패스에서 불안함을 노출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던 대전은 후반 25분 김형범의 코너킥에서 이어진 골문 앞 혼전상황에서 김창훈이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박호진 골키퍼는 김병석의 슈팅을 연달아 두 번이나 막아내고도 김창훈의 마지막 슈팅을 아쉽게 놓치며 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강등권 탈출의 의지는 광주도 만만치 않았다. 선제골이 터진지 불과 2분 만에 주앙 파울로가 수비진영에서 볼을 따내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대전의 골망을 가른 것. 순식간에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1-1의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공방을 주고받던 두 팀은 소득 없이 경기 종료 시간을 맞이했다. 후반 45분 대전이 천금같은 프리킥 기회를 얻었지만 이마저도 박호진 골키퍼의 손에 잡히면서 경기는 결국 1-1로 마무리됐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무승부는 두 팀 모두에 있어 최악의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 25일 전적
대전 1 (0-0 1-1) 1 광주
△ 득점=후 25 김창훈(대전) 후 27 주앙 파울로(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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