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에 위협을 느꼈다. 내가 말을 두려워 했고, 말 또한 내 눈빛을 피했다".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는 FC 서울은 2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42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경기서 전반 15분 터진 몰리나의 환상적인 시저스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서울은 최근 4연승과 8경기 연속 무패(6승 2무)를 달리며 2위 전북과 승점 차를 15점으로 벌렸다. 이미 41라운드서 우승을 확정지은 서울은 미뤄 놓았던 우승 세리머니를 여유롭게 펼쳤다.
경기 후 만난 최 감독은 "이번 시즌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우승을 하게 돼서 선수들은 물론 지원 스태프,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같은 목표라는 꿈을 가지고 독려해서 하나가 된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지난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지은 서울은 우승 시상식과 세리머니를 이날로 미루었다. 그만큼 화끈한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그 중 하나는 최용수 감독의 승마 세리머니. 최용수 감독은 말에 직접 올라 넥타이를 흔들고 말춤을 추며 팬들이 집결해 있는 N석 앞을 지나갔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싸이라는 친구가 강남 스타일로 우리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어서 다들 말춤, 말춤 하길래 진짜 말을 데려오고 싶었다"고 답하며, "하지만 말이라는 친구 녀석이 우승 분위기에서 혼자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동물이지만 오늘 만큼은 같이 즐기길 원했다"고 덧붙였다.
태어나서 말을 처음 타봤다는 최용수 감독은 승마 도중 말이 놀라 낙마를 당할 뻔 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헹가레는 지도자를 하면서 몇 번씩 받는다. 떨어지더라도 선수들이 헹가레를 치는 만큼 다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오늘은)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 양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내가 말을 두려워 했고, 말 또한 내 눈빛을 피했다"고 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몰아갔다.
한편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서 우승을 모두 경험한 최 감독은 "감회가 새롭다. 선수, 코치 때의 감정과 색다르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 의식도 생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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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